부채비율 1100%→917%로
[ 정지은 기자 ] 대한항공이 올 3분기(7~9월)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럼에도 한진해운 자금 지원으로 인한 손실이 발목을 잡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잠정 실적(별도 재무제표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3조568억원, 영업이익 447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3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였던 2010년 3분기 4165억원을 24분기 만에 경신했다.
당기순이익도 428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510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더구나 올 3분기엔 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약 3900억원의 손실이 반영됐다.
한진해운 손실을 만회한 것은 환율 효과 덕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 환산이익은 638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저유가 덕분에 유류비를 지난해 3분기보다 1300억원가량 절감했다. 이 밖에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기저 효과로 국제선 여객 수송량도 늘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침체돼 있다. 한진해운 문제로 재무상태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계속돼서다. 대한항공이 이달 초 1년 만기 1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매각이 전량 불발된 것도 한진해운 리스크 탓이다. 대한항공은 올 1~3분기 한진해운 관련 총 8251억원의 손실을 회계에 반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해운 관련 손실은 3분기를 끝으로 모두 털었고 향후 추가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리스크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조만간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나마 3분기에 자본이 늘어 부채비율은 1100%대에서 917%로 낮아졌다.
한진해운 때문에 타격을 받은 곳은 대한항공만이 아니다. 육상운송 계열사인 (주)한진의 신용등급도 지난 24일 A-에서 BBB+로 떨어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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