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인터넷 신조어 중 '노잼'(노(no)+재미) 이란 말이 있다. 재미가 없다는 뜻인데, 요즘 국내 증시 상황이 이렇다. 코스피지수는 박스권 상단에 갇혀있고 코스닥지수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말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본격화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증시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다.
답답한 증시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건 11월에 있을 두 가지 이벤트. 바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정기 지수 변경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다.
◆ 11월 MSCI 리뷰…한화테크윈 주목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한국시간으로 다음 달 15일 오전 '반기 리뷰' 결과를 발표한다.
MSCI는 1년에 2번(5월, 11월) 반기 리뷰와 2번의 분기 리뷰(2월, 8월)를 통해 총 4차례 지수 편입 종목을 변경한다. 이번 11월 반기 리뷰 결과에 따른 실제 종목 교체는 11월30일 종가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지난해 이후 5번의 리뷰를 살펴보면 신규 편입 종목은 발표일부터 실제 편입일까지 시장 대비 평균 5.8%p의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로 범위를 넓혀봐도 같은 구간에서 초과 수익은 5.3%p에 달했다.
시장은 11월 MSCI 지수 변경에 따른 효과가 다른 때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1월에는 미국 대선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MSCI 이벤트 효과가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200 신규편입으로 주가가 상승한 현대해상 사례 때문에 (MSCI 변경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은 편"이라며 "MSCI 지수 편입을 노리고 해당 종목을 미리 사는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반기 리뷰에서 신규 편입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화테크윈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차순위로 만도, 메디톡스 등의 편입 가능성이 있지만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화테크윈은 시총 3조원 이상의 대형주고, 유통주식비율도 높아 MSCI 지수 편입 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수 내 추정 비중은 0.3~0.4% 수준이며, 지수 편입에 따라 패시브 자금이 한화테크윈을 사야하는 수요는 1600억원 수준이다.
이는 한화테크윈 하루 거래대금(200억원 수준)의 8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어서 편입에 따른 수급 효과가 크게 발생할 전망이다.
김홍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은 올 들어 방산업체와 엔진업체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스토리를 그려가고 있다"며 "실적에서도 방산 수출용 매출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조기편입 관심
11월에 주목할 또 다른 이벤트는 대어급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6~27일 熾?예측을 거쳐 11월 1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11만3000원~13만6000원)에 기반한 시가총액은 7조5000억~9조원이며, 이는 2014년 삼성SDS, 제일모직 상장 이후 최대 기업공개(IPO)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 세계 1위 수준 규모의 생산 설비를 보유할 예정이다. 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6개 중 이미 2개를 유럽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산업 환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우호적"이라며 "인구 고령화로 암, 면역질환, 난치성 질환 환자 수는 증가 추세고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MSCI, KOSPI200 지수 특례 편입에 따라 상장 직후 주가 변동이 크게 나타났다.
비슷한 시가총액 규모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앞두고도 지수 조기 편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SCI는 1년 4차례 있는 분·반기 리뷰 외에 대형 상장 종목에 대한 조기 편입 규정을 가지고 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상장 후 10거래일 종가 시점으로 지수에 편입하는 것이다.
핵심 조건은 상장 직후 지수 편입을 위한 최소 시가총액을 1.8배 이상 웃돌아야 하는 점이다.
강 연구원은 "공모가가 밴드 하단으로 정해지고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MSCI 지수 조기 편입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11월 말 MSCI 지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SCI 외에도 FTSE 지수에 조 ?편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코스피200 특례 조기 편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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