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두달 만에 448대 판매
K7·그랜저 판매 앞질러
박동훈 사장, 업계의견 수렴
'도넛탱크'로 트렁크 넓어져
100만원 이상 싼 것도 '매력'
[ 김순신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SM7(사진)이 택시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시된 SM7 택시는 지난달까지 448대 팔렸다. 같은 기간 325대가 팔린 기아자동차의 K7과 현대자동차의 그랜저(227대)보다 35% 이상 높은 수치다.
준대형 택시 시장은 출시된 모델이 적은 까닭에 현대·기아차가 독식해왔다. 르노삼성은 SM7 택시에 영업용에 특화한 편의장치를 적용하고, 가격을 경쟁 모델보다 117만~145만원 낮게 내놔 시장을 공략했다.
SM7 택시에 적용된 편의장치 중 대표적인 게 도넛탱크다. 도넛탱크는 기존 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던 액화석유가스(LPG) 연료탱크를 납작한 환형 탱크로 제작해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 장착한 것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2013년 영업본부 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택시업계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데 주력했다. 도넛탱크는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르노삼성은 200억원을 투자해 도넛탱크를 개발한 뒤 특허를 취득했다.
도넛탱크는 그간 택시기사들의 불만이던 좁은 트렁크 공간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넛탱크가 적용된 SM7 택시의 트렁크 용량은 가솔린 모델(487L)의 85% 수준인 414L다. 실린더형 탱크를 장착한 경쟁 차종(250L)보다 공간이 65.6% 크다.
서울에서 SM7 택시를 운행 중인 염영선 씨는 “다른 택시를 몰 때는 공항에서 승객을 태우면 트렁크가 좁아 뒷좌석까지 짐을 싣곤 했다”며 “트렁크 공간이 넓을 뿐 아니라 후방 충돌 때 실린더형 탱크와 달리 연료통이 승객 탑승공간으로 밀려 들어오지 않아 안전성이 높아진 것도 SM7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에 이어 SM7 택시를 출시함에 따라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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