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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주법인의 '리버스 로지스틱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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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물건을 팔기만 했지 회수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줄은 몰랐습니다.”

갤럭시노트7(갤노트7) 사태 55일째. 삼성전자가 ‘리버스 로지스틱스’(reverse logistics)라는 전례없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판매된 190만대(통신사 보급 기준)의 갤노트7 회수와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간 것.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갤노트7을 소지하고 비행기에 타는 것은 물론 수화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시 형사고발까지 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은 미국내 이용객이 가장 많은 23곳 공항을 추려 갤노트7 회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각 공항별로 현장에 서비스요원을 보내 실수로 갤노트7을 갖고 공항에 나온 승객 찾기에 나섰다. 공항 한 곳당 2명에서 최대 6명까지 평균 4명씩 줄잡아 약 100명의 전문인력이 파견됐다. 24시간 교대인력을 감안하면 약 200명이 동원됐다.

이들 기술서비스 요원들은 현장에서 갤노트7을 갤럭시7엣지로 교환해주거나 전화번호, 사진 등 고객들의 개인데이타를 SD카드로 옮긴 뒤 갤노트7을 회수했다. 각 공항에 입주한 항공사 데스크에는 삼성전자 콜센터 연락처를 알려주고, 콜센터에는 23개 공항 현장에 나가있는 직원의 휴대번호를 확보해 현장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이 모든 조치가 14일 미 당국의 발표 후 이틀만에 이뤄졌다. 주말이 겹쳐 미 교통당국의 협조를 받을 수 없게 돼 각 공항과 1대1로 접촉했다.

그동안 판매에만 주력해온 삼성전자로서는 10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은 한 번도 직면하지 않았던 과제다. 판매경로를 역추적해 제품을 회수하는 과정은 판매보다 열 배 더 힘든 업무라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는 “공항 23곳이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모두 대부분 커버하게 된다”며 “현장에서 한 명의 고객도 놓치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을 오가는 직항편이 있는 공항은 모두 포함됐다. 미국 정부가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상황이 다급해 자체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했다는 설명했다.

CPSC가 확대리콜을 결정하면서 밝힌 갤노트7의 판매대수는 190만대다. 이는 통신사에 판매배정된 물량 기준으로,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물량은 약 100만대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와 달리 전자제품은 리콜이 30%만 이뤄지더라도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은 갤노트7 사태 이후 두 달 가까이 비상근무 체제다. 직원들은 ‘리버스 로지스틱스’를 위해 업무를 마친 뒤 공항에서 자정을 넘겨 대기하는 교대근무까지 서고 있다. 일부 공항의 협조를 받아 교대작업용 부스를 마련하고, 공항 터미널 안내데스크에서 대기하면서 승객의 교체 요청에 응하고 있다. 휴대폰은 개인통신수단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개인데이타가 보관된 저장장치다.

뉴욕 JFK공항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는 “출국장에서 갤노트7 반입이 금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휴대폰을 버리고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고객 입장에서는 당연히 필요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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