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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칼럼] "기업 때리는 데는 귀신, 경제 살리는 데는 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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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에다 설상가상 한국 경제
완화적 통화·재정정책, 규제철폐로
생존하며 도약할 수 있게 지원해야

윤창현 <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chyun3344@daum.net >



최근 우리 경제는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 안팎으로 폭풍이 몰아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중국이 심상치 않다. 좀비기업의 막대한 부채가 위험수위에 달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은행 대출의 출자전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지하다시피 출자전환은 부채를 기업 지분으로 바꾸는 조치다. 기업은 빚의 일부가 지분으로 바뀌면서 부담이 줄지만 금융회사는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된다.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왔다는 얘기는 기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는 얘기다. 기업부채가 18조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위험은 가중되고, 가계부채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동산 버블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에 대한 공매도 대상 1순위는 시멘트 회사인 안휘콘치 주식이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제일 많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시멘트 회사 주식이 공매도 1순위가 돼 있다.

한편 유럽 금융회사들이 부실화되면서 금융회사발(發)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도이치뱅크에다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 은행까지 유수한 유럽계 은행들이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부실 가능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경제에 폭풍이 몰아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내부의 모습은 더 힘들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지던 내수경기는 김영란법의 충격으로 인해 거의 실신할 지경에 처하고 있다. 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전·차 군단’ 곧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까지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10월1일부터 10일까지의 수출 통계를 보면 자동차 수출은 50% 정도, 휴대폰 수출은 30% 정도 줄었다.

이처럼 내수와 외수가 동시에 악화되는 가운데 북한 핵 위기, 그리고 미국 대선이 가져온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까지 예상되면서 이제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설상가상(雪上加霜)인 상황이 돼 가고 있다.

이제 우리 경제의 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이 어려움을 잘 버텨내서 ‘생존’하면서 다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화적 통화·재정 정책은 물론 구조조정 과정에서 각종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확실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규제완화만 이뤄지면 당장 투자가 가능한 분야들을 선별해 이 분야에 대해서는 한시적·선별적 규제완화를 통해서라도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정치권?내우외환이 겹친 모습에 우려를 표하면서 힘들어진 기업들을 국회로 불러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다양한 규제완화와 법적·제도적 정비를 즉시 실행해야 한다.

최근 세계 경제에서는 하나의 기업이라도 더 자국 내로 유치해 경제를 살리려는 처절한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법인세도 인하하고 기업영업 환경을 개선해주는 기업친화전략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의 움직임은 이와 정반대다. 우리 정치권은 법인세 인상을 논하고 철 지난 경제민주화를 거론하면서 기업 지배구조나 건드리려 하고 있다. 지금이 법인세를 인상할 상황인가. 작금의 세계 경제위기가 기업 거버넌스를 바꾼다고 해결이 될 문제인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반(反)글로벌적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갈 수 있을 것인가.

위기의 조짐이 보이는 지금 정부 정치권 기업이 힘을 합해 다가오는 위기에 대한 대응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여야 정치권은 정쟁을 중지하고 힘을 모아 경제 위기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위기대응에 동참하지 않으면 이제 우리 정치권은 “기업 때리는 데는 귀신, 경제 살리는 데는 등신”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윤창현 <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chyun3344@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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