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전격 결정하면서 부품 협력사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수백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의 재고 소진을 위해 삼성전자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 소손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절했으나,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갤노트7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월 19일 국내에 출시됐던 갤노트7은 50여일 만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 IM사업부의 손실이 최대 2조원 수준까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부품사들이다. 삼성전자는 IM사업부의 손실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등에서 상쇄할 수 있지만, 대다수 부품업체들은 매출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은 대개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물량을 재고로 유지하기 때문에 이번 갤노트7 단종으로 인한 부품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만들어 놓은 부품이 고스란히 재고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범용이 아닌 갤럭시노트7 전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력사들은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의 재고 손실을 보전해주는 정책을 펼쳐온 점을 들어 관례를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공용 자재가 소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곧바로 '갤럭시A·J'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 출시를 앞당기고 관련 모델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실적을 만회해왔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완제품 재고보다 현재 생산과정에 있는 물품이나 일부 자재 재고가 문제"라며 "갤노트7이 단종된 이상 갤럭시A나 J등 중저가 모델들의 조기 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갤럭시S7 시리즈 생산 확대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갤럭시S7 시리즈는 갤노트7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고, 삼성전자에서 생산량 및 판매량이 가장 많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또 갤럭시S7은 또 갤노트7과 공용 부품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향후 대응전략을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A·J의 조기 출시나 갤럭시S7 생산 확대 등에 대해서 들은 바 없다"며 "향후 부품사들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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