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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트럼프를 여기까지 오게 했나…'러스트 벨트'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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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민경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권가에서 '러스트 벨트'(녹슨 지대)가 재조명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후보까지 오게 된 것은 러스트 벨트로 일컬어지는 미국 북동부 공업 지대 민심 때문으로, 이 지역 흥망이 주는 교훈을 새겨봐야 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 후보 간 2차 TV 토론이 이날 실시된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1차 토론에 이어 승리했다.

현지 언론이 TV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가 이겼다는 응답은 57%인 반면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는 답은 34%에 그쳤다.

트럼프 후보는 TV 토론 전 과거 했던 음담패설이 공개돼 파문을 빚었다. 공화당 내에서도 유력 인사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무엇이 트럼프를 여기(대선 후보)까지 오게 했는 지 생각해야 한다"며 "러스트 벨트 지역의 민심이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러스트 벨트는 1980년대 무렵부터 쓰이기 시작한 단어로, 미국 북동부 공업 지대를 말한다.

뉴욕에서 출발해 펜실베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간 등을 거쳐 일리노이와 위스콘신까지 연결된다.

이 지역은 한 때 거대 호수와 운하, 철도 물류망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공업지대를 형성했지만, 산업 구조 변화와 자유무역 확대 등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다.

2013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가 파산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디트로이트 가구 소득은 최근 10년 간 약 15% 감소했다.

박 연구원은 "빈 집과 건물이 늘어나고 주머니가 헐거워지니 현재 정치와 산업 구도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오하이오 주 등에서 트럼프 강세가 나타나는 등 공화당 지지 민심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지역 주민들은 FTA로 대변되는 세계화 흐름이 직업을 잃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며 "이런 감정은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영국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보니 FTA를 파기하고,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목소리 높이는 트럼프 후보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는 분석이다.

뉴욕주를 제외한 이들 러스트 벨트 7개 지역의 선거인단수는 총 100석, 평균 14.3석에 달한다. 이 지역에서 몇 개 주만 공화당 쪽으로 넘어가도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 후보는 지난 1차 TV 토론에서 러스트 벨트 지역 주들을 수십 차례 호명하며 애정과 관심을 과시했다.

러스트 벨트 내에서도 '차별화'는 나타난다. 러스트 벨트 지역 대부분 도시들이 소득 정체와 감소에 시달리고 있지만, 신시내티와 세인트루이스는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오히려 10년 전 소득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디트로이트(자동차)나 영스타운(철강)이 기존 산업 쇠퇴와 도심 공동화를 방치한 반면 신시내티나 세인트루이스 등은 이케아, 마스터카드 본사를 유치하고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확충해 주력 산업 구조를 바꿨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러스트 벨트의 흥망과 최근 변화 움직임은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며 △ 구 경제에서 신 경제로의 변화는 산업계 큰 흐름이라는 것과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스트 벨트 안에서의 차별화 사례를 보고, 국내 부동산 투자 시 인구 변화, 산업 구조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자유무역주의 확대에 의해 성장한 나라들에 대한 압력은 커질 것"이라며 "한국은 원화 강세 압력, 주요 수출 산업에 대한 자유무역 수혜 감소, 비관세 장벽 강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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