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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시작도 안했는데 주민 추진단체 설립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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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주도권 선점 경쟁 막 올라



[ 조수영 / 설지연 기자 ] ‘재건축준비위원회’ ‘올바른재건축’ ‘새로운재건축’…. 서울 압구정 아파트지구 재건축 사업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주민협의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재건축추진위원회도 설립되지 않은 상태지만 층고 제한, 재건축 방식 등의 이슈를 선점해야 재건축 사업 추진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단체는 압구정동 아파트지구에서 덩치가 가장 큰 구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존 입주자대표회의를 주도한 신영세 현대아파트 동대표 간사장은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발족 재건축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신 간사장은 2004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재건축추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130여명의 대의원을 비롯해 아파트·상가 동 대표 등 900여명이 넘는 인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간 강남구청과의 토론회, 설문조사, 주민설명회 등을 해 왔다.

재건축준비위원회는 압구정 지구를 50층 이상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 간사장은 4일 “50층 이상 높이로 재건축해 압구정을 서울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조성해야 한다”며 “기부채납(공공기여) 등은 서울시와 협의해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탁 방식 재건축에 대해서는 “강남 최고의 노른자 땅이라 투자하려는 시공사 등이 줄을 서 있는데 굳이 신탁사에 맡길 필요가 없다”며 “신탁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재건축준비위원회’는 정제택 전 현대아파트입주회장이 이끌고 있다.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합설립 과정을 건너뛸 수 있어 재건축 사업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업 과정이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달 말 신탁방식 재건축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이달 말에는 현대아파트 맞춤형 신탁방식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현대아파트 주민 400여명으로 구성됐다. 자체 용역을 통해 45층으로 계획한 현대아파트 재건축안을 마련해 강남구청과 서울시에 전달한 상태다.

안중근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대표 단지를 만들기 위해 평균 45층 이상 초고층도 허용해야 한다”며 “압구정 아파트 단지가 학교, 도로 등으로 30%가량의 기부채납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 일률적인 기부채납 15% 기준을 적용하기보다는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수영/설지연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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