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NH투자증권은 3일 도이치뱅크발(發) 위험으로 국내 증시가 다시 불확실성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증시가 장기 박스권 상단에 진입하면서 기술적 부담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현주 연구원은 "도이치뱅크 위험이 재부각함에 따라 코스피지수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불확실성 우위 구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법무부는 도이치뱅크에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부실판매한 혐의로 140억달러(한화 약 15조5000억원)규모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도이치뱅크가 적립해놓은 소송 관련 충당금(62억달러)을 두배 이상 웃도는 규모로, 시장 일각에서는 유동성 위기까지 번졌다.
도이치뱅크 주가는 미국 법무부 발표가 나온 지난 달 13일 이후 연일 급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9일에는 헤지펀드들이 도이치뱅크에서 자금을 인출한다는 소식에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 여파로 미국 뉴욕증시도 은행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도 급락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사례를 볼 때 도이치뱅크 벌금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영업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소송 비용 증가, 건전성 우려 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이치뱅크 위험은 (국내 증시의) 경계심을 꾸준히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이와 함께 지수가 장기 박스권 상단에 진입한만큼 기술적 부담도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소한 악재에도 종목별 차익 실현 규모가 커질 수 있단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불확실성 우위 구간에서는 실적 모멘텀(동력)이 있는 업종과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최근 영업이익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와 조선, 화학, 건설 등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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