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1주일 만에 정상화
새누리, 의총서 '정세균 방지법' 추진하기로
"의장의 의회주의 파괴 책임 계속 물을 것"
정 의장 "국민에 송구…민생국회에 최선"
[ 김채연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7일째 단식을 해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단식을 중단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일정 거부 방침을 전격 철회하고 4일부터 국정감사에 임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여야 각당과 잘 협의해 민생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파행 1주일 만에 정상화되게 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4일 국감에 복귀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단식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국감 복귀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정 의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비롯한 의회주의 파괴에 대한 책임은 지속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은 국민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4일부터 국감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국회 운영에 참여하고 민생을 챙기고 모든 책임을 다해 성실한 의정활동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 理풔?의장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그대로 방치할 순 없다”며 “의회주의 파괴에 대한 국회의장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은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세균 방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 소속 의원들에게 국감 참여를 거듭 당부하며 “국회법을 즉시 개정해서 국회의장 중립의무 조항을 추가하자”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정 의장에게 3일 예정된 해외 출장 일정을 계획대로 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구급차에 실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 7일째인 이 대표는 건강 상태가 나빠져 혈당 수치가 쇼크 발생이 우려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야당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정세균 방지법’ 논의에 부정적이어서 앞으로 여야가 또다시 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은 ‘의장의 중립성 법제화’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정 의장은 이날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이 대표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과 잘 협의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이번 정기국회가 민생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제기한 중립성 위반 문제에 관한 유감 표명은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복귀와 이 대표의 단식 중단 결정에 대해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위기에 대한 초당적 대처와 국론결집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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