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구속영장이 29일 기각된 가운데 롯데그룹은 안도하는 한편 경영 활동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검찰 수사로 불가피하게 위축된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돼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되면서 최악의 경영 공백 사태를 피한 그룹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검찰 소환을 앞둔 그룹 2인자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한국 롯데의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본 경영 관례상 비리로 구속된 임원은 해임 절차를 밟는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및 기업 이미지 개선 등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보류됐던 해외 투자를 재집행하고 경영 정상화를 통해 협력사·임직원의 피해를 줄일 것"이라며 "신 회장이 경영을 이끌어 한·일 롯데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출석한 지 18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4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섰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중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이 신 회장에 대해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 서씨의 딸 신유미 씨가 일을 하지 않았지만 등기이사 등에 이름만 올려 500억원대 급여를 지급하도록 했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서 씨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소유 회사 등에 롯데시네마 내 매점의 운영권을 배정해 수익을 챙겨줬다는 770억원대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도 480억원대 배임 혐의가 제기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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