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지금은 강경 투쟁할 때"…의견 엇갈려 표결로 결정
의원들 29일부터 '릴레이 단식'…정세균 국회의장 검찰 고발
[ 김채연 기자 ]
새누리당이 28일 이정현 대표의 국정감사 복귀 요청을 거부하고 대야 강경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소속 의원들은 사흘째 단식 투쟁 중인 이 대표 단식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 달라”며 “성실한 국감을 통해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예산을 바로 쓰고 있는지, 국민에게 갑질은 안 하는지 감시하고 바로잡아 달라”고 국감 보이콧 철회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 없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의원들은 즉각 의원총회를 소집해 국감 보이콧 당론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의견이 하나로 통일되지 않아 표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필두로 의원 한 명씩 돌아가며 2~3일씩 릴레이 단식도 하기로 했다. 의총에선 이 대표가 독단적으로 국감 복귀를 결정한 데 대해 다수 의원의 불만이 쏟아졌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당내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의총 중간에 나와 기자들에게 “국감 복귀는 해야 한다”면서도 “이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정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국감 보이콧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당은 의원들이 모은 특별 당비로 16개 신문 29일자 1면에 정 의장을 규탄하고 새누리당 의견을 설명하는 광고도 게재했다.
당은 29일 정 의장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허위 공문서 작성·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당내 1인자인 이 대표 제안을 당 의원 전체가 거부한 모양새가 돼서다. 이 대표는 의총에선 별다른 발언 없이 결과를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선 국감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내부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당 소속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이 전날 국감 참여를 선언한 데 이어 이날도 비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국감 복귀론이 이어졌다. 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 의장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전제되면 국회 파행 사태가 풀릴 수 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감 복귀를 제안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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