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전문기업 웅진에너지(대표 신광수)가 잇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태양광 잉곳 위주의 매출 구조가 수익성이 더 좋은 웨이퍼 중심으로 바뀌면서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태양광 웨이퍼는 기둥 형태의 잉곳을 얇게 자른 것으로 태양전지에 쓰인다.
웅진에너지는 독일 태양광 기업 솔라월드와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에 대한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내년 중 약 3000만장의 태양광 웨이퍼를 공급할 계획이다. 금액으론 약 231억원 규모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2일에도 약 100억원 규모, 1300만장의 웨이퍼를 대만의 빅선에너지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웅진에너지 작년 매출(1643억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주 물량을 나흘 만에 확보한 것이다.
웅진에너지는 그동안 주로 잉곳을 생산해왔다. 작년 매출에서 잉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했다. 하지만 주된 거래처였던 미국의 선에디슨이 지난 4월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웅진에너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선에디슨 물량이 한꺼번에 없어지면서 잉곳 형태로 계속 파는 게 힘들어졌다. 다른 태양광 업체에선 잉곳이 아니라 웨이퍼를 원했기 때문이다.
웅진에너지는 빠르게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섰다. 지난 6월 E&R솔라(옛 STX솔라) 구미공장을 인수해 웨이퍼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한솔테크닉스 SKC솔믹스 등 태양광 웨이퍼 사업을 정리 중인 기업에서 장비를 사왔다. 내년까지 월 2500만장 규모의 생산 라인을 갖추기 위해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유상증자로 758억원을 조달, 이 가운데 약 500억원을 라인 확장에 쓸 예정이다.
이 같은 체질 개선 덕분에 기존에 거래하지 않았던 태양광 기업들이 속속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 여러 곳과 대규모 공급계약 전 단계인 샘플 시험을 하고 있다. 솔라월드 등 기존 거래처도 웨이퍼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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