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경기 불투명
SK·CJ 빼곤 채용 축소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문제"
[ 장창민/공태윤 기자 ] 대기업 두 곳 중 한 곳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줄이기로 했다. 그만큼 앞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기업들은 올 들어 근근이 이익을 내며 버티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국내 30대 기업 중 16개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뒷걸음질쳤다.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기업도 12곳에 달했다. 30대 기업 전체로는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영업이익만 조금 늘었다. 성장 없이 ‘불황형 흑자’로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올 하반기와 내년이다. 기업들은 미국 금리인상 전망, 환율 급변, 중국과의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북한 핵실험 등으로 경영 환경이 점점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마다 자세를 낮추며 신규 채용마저 줄이기 시작한 이유다.
대기업발(發) ‘채용절벽’으로 올가을 취업 시장엔 찬바람이 더 세게 불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은 지난달 말부터 하반기 대졸 신 ?및 인턴사원 채용을 하고 있다. 채용 규모는 대부분 작년과 같거나 되레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CJ 등 일부 기업만 작년보다 올해 채용 규모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조선·해운업계도 신입사원 채용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중단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두 회사 모두 ‘수주절벽’, 실적 부진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서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 등도 신규 채용을 사실상 중단했다.
은행권도 채용 시장이 얼어붙긴 마찬가지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과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은행마다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다. 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기업은행 등은 올해 1120명을 뽑는다. 지난해보다 100명가량 줄어든 규모다.
재계에선 올해보다 내년 채용 시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2·3차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장창민/공태윤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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