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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형 ELS ‘전성시대’] 수익률 매력과 맞바꾼 '안전한 ELS'… 시장 규모는 계속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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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 조건 유리하게 바꿔 위험 낮췄지만
연 7%대 기대수익률 4~5%대로 떨어져



[ 송형석 기자 ] 리자드, 뉴스타트, 세이프티가드…. 올 들어 증권사들이 새로 선보인 주가연계증권(ELS)에 붙은 브랜드들이다. 과거에 판매하던 ELS에 비해 손실 위험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브랜드를 붙였다는 게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ELS 투자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수익률만 낮춘 게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

안정형 ELS 전성시대

ELS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 것은 올해 초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급락 사태다. 지난해 14,000선을 넘나들던 홍콩H지수는 지난 2월 7500선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 중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ELS가 손실 구간에 들어서면 문제가 된 기초자산이 30~40%가량 올라야 약속된 원리금을 지급받는 식으로 계약조건이 바뀐다. 만기 때까지 지수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계약 시점 대비 지수 하락률만큼 원금을 떼인다.

홍콩H지수 대란을 겪으면서 ELS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태도가 훨씬 더 조심스러워졌다. 과거 시장의 대세였던 녹인 60(기초자산이 계약 시점보다 40% 하락하면 손실구간 진입)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이 자리를 녹인 35~50 상품들이 차지했다. 여기에 상환조건을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바꾼 안정형 ELS가 가세했다.

안정형 ELS 판매에 적극적인 증권사로 미래에셋증권을 들 수 있다. 이 회사가 판매 중인 ‘뉴스타트’ 브랜드 ELS는 1차 조기상환 평가일까지 모든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가능 조건) 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으면 해당일의 종가로 최초 기준가격을 바꿔주는 상품이다. 녹인이 발생한 기록이 사라지고 새로운 조건의 계약이 시작된다. 자동차업계에서 신차 구입 후 6개월 이내에 사고가 났을 경우 새 차로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용했다는 점에 착안,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 뉴스타트를 브랜드로 정했다.

리자드도 같은 회사가 만든 ELS 브랜드다. 리자드 ELS의 기본적인 상품 구조는 기존 ELS와 동일하다. 6개월에 한 번 돌아오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의 가격이 정해진 수준 이상이면 조기 상환된다. 대신 이 상품엔 리자드 배리어라는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조기상환 조건에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일정 기간 이상 주가가 리자드 배리어를 하회한 적이 없으면 원리금을 되돌려준다. 위험에 처했을 때 꼬리를 잘라내는 도마뱀과 비슷하다고 판단, 도마뱀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리자드라는 말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세이프티가드’를 밀고 있다. 1년 이내 기초자산이 조기상환 가격 이하로 떨어졌지만, 원금손실 가격만큼 떨어지지 않으면 시중금리 이상의 세이프티가드 수익을 지급한다. 사고?나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는 상품이란 의미에서 세이프티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이 상품은 지난 6월 선보인 뒤 1000억원어치 이상 판매됐다.

수익률 매력은 급감

안정형 ELS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LS 시장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13일까지 ELS 시장에서 3조1487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7월에 5047억원, 8월에 1조7587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9월 들어서도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까지 8853억원의 자금이 ELS 시장을 탈출했다. 순유입액은 월별 신규 상품 판매액에서 상환액을 빼서 구했다. 예를 들어 월간 신규 발행액이 3조원, 상환액이 4조원이면 1조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간주했다.

ELS 시장에서 3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ELS 시장에서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때 빠져나간 자금은 2조1530억원이다. 자금 순유출 규모 면에서 올해가 2013년을 능가한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축소되는 요인 중 하나로 ELS의 수익률 하락을 꼽는다. 감내해야 하는 위험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 등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 가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기대수익률은 연 7%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조건으로 발행된 상품의 기대수익률이 연 5% 안팎까지 떨어졌다. 안정형 ELS는 연 4% 수준까지 수익률을 낮춘 경우가 많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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