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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가 브레인이 없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외부 눈치 안보려고 '지식기부' 받고 있지만 갈길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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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외풍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경제적 자립성 가장 중요
100만원 넘는 후원 안 받아



[ 이승우 기자 ] 국가미래연구원은 2011년 출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개인 싱크탱크나 다름없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때도 박 후보 당선을 위한 정책 조언을 했다.

그런 국가미래연구원이 2013년 초 변신을 시도했다. 특정 정치색을 띤 기존 이미지를 벗고,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독립 민간 연구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참여 멤버도 대부분 바뀌었고,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주변에서도 국가미래연구원의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간 싱크탱크가 필요한 이유는 경제·사회적 이슈에 객관적 관점에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예산이 절대적인 국책연구소나 기업이 운영하는 연구소는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 같은 독립성을 갖추기 위한 최우선 조건으로 경제적 자립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 寬?싱크탱크인 브루킹스와 헤리티지재단이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다수의 소액 후원”이라며 “헤리티지재단은 한 달에 50달러가량의 소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이 80만명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관심 있는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별도 후원을 받지만 최소 두 곳 이상의 후원을 받는다고 했다. 연구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외부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국가미래연구원도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원칙을 세웠다. 김 원장은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은 받지 않고 있다”며 “그 덕분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연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개인이나 기업이 2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는 “학계에서 오래 활동한 덕에 수많은 동료 지식인으로부터 ‘지식 기부’를 받고 있지만 최소한의 연구원 운영비 등은 필요하다”며 “재정적인 문제로 장기적 관점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것이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2013년 3월 웹사이트를 처음 개설했을 때만 해도 방문자가 하루에 100명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2만명 수준으로 불었다”며 “국가미래연구원이 내놓는 정책 제언, 연구 결과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지식을 교류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의미 있는 정책 제언을 꾸준히 내놓는 동시에 각계각층이 소통할 수 있는 ‘지식 플랫폼’의 역할을 해나간다면 민간 싱크탱크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자연히 우리의 활동을 지원하는 소액 후원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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