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미래차
아마존 음성인식 서비스 탑재
내달 미국 시장 공략 앞두고 완성차업계 첫 서비스
히터·라이트도 원격 조정…뉴스·이메일 불러오기 가능
커넥티드카 개발 가속도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다음달 미국 시장 본격 공략을 앞두고 ‘신무기’를 공개했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개인비서 서비스인 ‘알렉사’를 제네시스의 모든 차종에 장착하기로 했다. 제네시스 보유자는 집에서 알렉사에 말해 주차장에 있는 차량의 시동을 켜거나 문을 여닫을 수 있게 된다.
알렉사의 음성인식 기술이나 인공지능 수준은 구글, 애플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를 차량에 채택하는 것은 제네시스가 처음이다.
◆집에서 미리 시동 걸어
제네시스는 “현재 판매 중인 G80과 다음달 출시 예정인 G90(국내명 EQ900)에 아마존의 알렉사 서비스를 탑재한다”고 19일 밝혔다. G80과 G90은 차량에 초고속 통신망을 연결하는 ‘커넥티드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차량과 집에 있는 알렉사 기기를 통신망으로 연결해 차량을 원격 조종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알렉사는 일종의 음성인식 비서다. 원통형 스피커처럼 생긴 ‘에코’나 ‘파이어 TV’ 등 전용 기기에 명령하면 집안 전등을 켜거나 음악을 트는 등 다양한 ‘스마트홈’ 기능을 수행한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검색해서 알려주고 인터넷 쇼핑 주문도 해준다.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주인이 원하는 정보나 기능을 빠르게 찾고 수행한다.
집에 기기만 두고 ‘두뇌’ 격인 중앙처리장치와 저장장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쌓으면서 인공지능 수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알렉사 서비스를 활용하려면 대당 199달러(약 22만원)인 에코 등 전용 기기를 사서 집의 인터넷망에 연결하면 된다.
제네시스는 G90 구매자에게 에코 구매 쿠폰을 지급한다. 초기에는 알렉사를 통해 원격 시동 켜고 끄기, 에어컨·히터 조절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차 문을 잠그거나 헤드라이트·클랙슨 등도 작동할 수 있다. 집에서 알렉사에 연료 상태나 주행거리를 물어보거나 뉴스나 스케줄, 주요 이메일을 불러달라고 한 다음 차에 가서 듣도록 하는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알렉사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포드와 BMW 등 경쟁업체들이 알렉사 서비스 탑재 계획을 밝혔다. 플래그십(기함) 세단인 G90 출시에 맞춰 알렉사와 같은 첨단 서비스를 처음 적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어빈 라파엘 미국 제네시스 총괄매니저(이사)는 “알렉사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 募?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커넥티드카로 승부수
제네시스가 탑재한 알렉사 서비스는 집에서 음성으로 차량을 조종하는 기능이다. 라파엘 매니저는 “차에서 집안 곳곳의 기능을 조종하는 것도 곧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처럼 차량과 통신망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커넥티드카’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은 독자 개발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커넥티드카에선 이번 아마존과의 협업처럼 글로벌 기업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2015년 5월에는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해 차에서 스마트폰 기능을 쓸 수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쏘나타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지난 4월부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업체 시스코와 함께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와 시스코는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 등에서 신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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