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숨통'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16일 오후 4시5분
서울 광화문 신문로2가에 13년째 흉물로 방치돼온 고급 주상복합건물 ‘한진 베르시움’(사진)이 새 주인을 찾았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는 이 건물 시공사 한진중공업은 700억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 베르시움 관할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투자회사인 퀸즈타운리미티드와 이 건물 매각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퀸즈타운리미티드는 홍콩계 부동산 사모펀드(PEF)가 세운 프로젝트금융회사(PFV)로 추정된다. 건물 매각 대금은 1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인수 측은 자금을 조달한 뒤 다음달께 잔금 납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진 베르시움은 광화문 금싸라기 땅에 지하 7층, 지상 18층 규모로 건설되던 고급 주상복합건물이다. 2002년 시행사인 보스코산업이 분양하기 시작했고,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은 2006년까지 80%가량 건물을 지었다. 하지만 2006년 보스코산업이 파산하 庸?공사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건설 작업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건물을 분양받은 200여가구가 600억원가량의 중도금 및 계약금을 되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공을 맡았던 한진중공업 역시 약 900억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1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보유 부동산과 대륜발전 등 자회사 매각으로 약 2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베르시움 매각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회수가능자산으로 분류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 베르시움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한진중공업 정상화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진 베르시움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700억원가량의 추가 자금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예상하지 못한 대금이 들어옴에 따라 정상화가 빨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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