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옷 찢고…수십만원짜리 화장품 깨뜨리고…
[ 강진규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GS홈쇼핑 강서N타워 5층에는 일종의 ‘실험실’이 있다. 외부 충격 조건에 따라 제품이 파괴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가 그 안에 있다. 수천만원짜리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배송 과정에서 화장품 용기가 깨지거나 내용물이 변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도입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특정 환경에서 버티지 못하는 제품은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는 게 GS홈쇼핑의 방침이다.
GS홈쇼핑이 서비스 품질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가격과 상품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허태수 부회장(사진)이 “서비스 품질 강화에 주력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GS홈쇼핑은 이를 위해 지난해 서비스 관련 부서 내에 있던 품질관리팀을 품질관리센터로 격상했다. 인력도 충원했다. 품질관리센터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정확한 정보 전달이다. 말로 설명하고, 판매하는 홈쇼핑의 특성 때문에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소비자들의 신뢰가 깨지면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한 안전성 실험이나 사이즈 조건표를 그대로 믿지 않고 한 번 더 검증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품질관리센터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패션상품의 경우 대부분 소비자가 55사이즈를 구매한다는 점을 감안해 평범한 체격의 여성을 피팅 모델로 채용했다. 이 모델은 제품 판매 전 직접 옷을 입고 회사에서 생활하며 제품 보고서를 낸다. 패션상품 샘플을 받아와 ‘찢는 실험’도 한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서다.
판매자 입점 계약을 할 때는 실사를 나가 실시간으로 내용을 공유한다. 해외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많아 센터 소속 직원 상당수는 항상 해외에 있을 정도다. 공장과 제조업체의 실사 결과는 데이터베이스화해 저장하고 있다. 같은 공장을 쓰는 다른 업체를 평가할 때 활용하기 위해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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