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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uccess Story]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타트업 성공 뒤엔 'Y콤비네이터'의 혁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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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
Y콤비네이터

1995년 비아웹 세웠던 폴 그레이엄
야후에 회사 판 뒤 종잣돈 마련
2005년 'Y콤비네이터' 창업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해주고
컨설팅·네트워크까지 제공

숫자가 아닌 가능성 보고 투자
온라인 지원서와 인터뷰 만으로
유망 스타트업 발굴해 육성

비영리기관 YC리서치 설립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 발굴



[ 홍윤정 기자 ]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인스타카트….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가 넘는 ‘유니콘’으로 떠오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서비스로 세계 최대 호텔체인 힐튼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었고, 드롭박스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성장했다.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라이프는 페이팔의 자리를 넘보고 있으며, 식료품 배달 서비스업체인 인스타카트는 지난해 미국 경영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래가 가장 촉망되는 기업’ 1위에 뽑혔다.

이들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창업육성기관)인 ‘Y콤비네이터’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에 초기자금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업무공간, 멘토링, 네트워크 등도 제공해준다. 그 덕분에 Y콤비네이터는 전 세계 스타트업이 입주하고 싶은 액셀러레이터가 됐다.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본사를 두고 있는 Y콤비네이터는 지금까지 1000여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1년에 두 번씩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후원한 결과 Y콤비네이터의 결합 기업가치는 창업 11년 만에 650억달러까지 뛰었다. 포브스는 지난해 Y콤비네이터를 미국 1위 스타트업 투자기업으로 선정했다.

◆창업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

Y콤비네이터를 세운 폴 그레이엄 역시 처음엔 스타트업을 세우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다니던 가난한 창업자였다. 그는 1995년 친구들과 함께 ‘비아웹(Viaweb)’이라는 세계 최초의 웹 기반 앱(응용프로그램) 회사를 차렸다. 그에게 기업을 세우는 데 필요한 돈은 없었지만 다행히도 부유한 친구가 있었다.

그레이엄은 사업가 출신 법조인 줄리안 웨버에게서 1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또 사업 메커니즘과 투자가 일어나는 방식에 대한 조언, 법적 자문 등도 그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웨버는 투자를 통해 비아웹 지분의 10%를 확보했다. 1998년 비아웹이 야후에 5000만달러에 매각되면서 그는 큰 수익을 올렸다.

Y콤비네이터의 아이디어도 여기에서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돈과 각종 조언, 네트워크를 제공해주는 시스템이 기본 구조였다. 그레이엄은 비아웹을 매각해 번 돈으로 벤처 투자자가 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05년 3월, 그는 체계적인 투자를 위해 아내 제시카 리빙스톤과 비아웹을 같이 창업한 두 친구 로버트 모리, 트레버 블랙웰과 함께 Y콤비네이터를 세웠다.

◆수치보다 가능성에 투자

Y콤비네이터의 투자 아이디어는 2005년 창업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방식이었다. 기존의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들은 예상 매출 같은 수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Y콤비네이터는 숫자보단 가능성을 봤다. Y콤비네이터는 15개가량의 질문으로 구성된 온라인 지원서만 받는다. 지원서 심사를 통과한 팀은 Y콤비네이터 파트너들과 10분간의 인

뷰 과정을 거치는데, 이 짧은 인터뷰에서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에어비앤비도 이 인터뷰를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초기 돈을 벌기 위해 2008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때 일명 ‘오바마 시리얼’을 만들어 팔았는데, 브랜드 이름을 붙여 에어비앤비를 알리는 독창적인 시도를 했다. Y콤비네이터는 이런 노력과 창의성을 높이 사 투자를 결정했다.

Y콤비네이터가 기존 투자자와 다른 점은 투자금만 아니라 기술, 법률 등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교육과 조언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Y콤비네이터는 스타트업을 골라 지원하는 ‘펀딩 사이클’을 매년 1~3월, 6~8월 두 번 연다. 기업들은 석 달 동안 자금 지원을 받는 동시에 창업에 필요한 조언을 듣고 창업자 간 네트워크를 다진다.

Y콤비네이터 파트너들은 정기적으로 창업자에게 조언하고, Y콤비네이터 졸업생 및 멘토들과 연결해준다. 창업 멤버인 모리와 블랙웰은 창업자에게 기술적 조언을 해준다. 매주 화요일마다 참가한 팀들은 저녁식사를 하며 서로의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때때로 성공한 창업자들을 불러 비공개 강연을 듣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의 잭 도시, SV엔젤의 론 콘웨이 등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줬다. 마지막 날인 데모데이에는 각 기업이 기술을 시연한 뒤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런 남다른 투자 방법 덕분에 Y콤비네이터가 처음 문을 연 2005년 8개였던 참여 기업은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107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Y콤비네이터를 거쳐 간 창업자로 구성된 창업자 커뮤니티 구성원도 2400여명에 달한다. Y콤비네이터의 지원 방식을 모방한 액셀러레이터도 등장했다.

◆불평등 해소를 향해

실리콘밸리 혁신의 중심에 있는 Y콤비네이터의 다음 목표는 다소 엉뚱하다. Y콤비네이터는 최근 블로그에 “스타트업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일, 거대한 문제의 답을 구하는 일, 모두에게 귀속돼야 하는 기술 개발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글을 게시했다. 불평등과 같은 공공영역에 해당하는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Y콤비네이터는 이를 위해 지난해 비영리기관인 ‘YC리서치’를 세웠다. YC리서치가 시작한 두 개의 프로젝트는 ‘기본소득 실험’과 ‘Y시티 건설’이다. 기본소득 실험을 위해 선택한 도시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다. 올해 하반기부터 무작위로 선정한 100명에게 아무 조건도 없이 월 1000~2000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Y콤비네이터는 블로그에 “기술이 부의 총량을 증가시키지만 문제는 소수에게 집중시킨다는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아니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다”고 실험의 취지를 밝혔다.

지난 6월 발표한 Y시티 역시 스타트업을 위한 혁신 도시가 아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불평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가난은 사회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며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기 쉽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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