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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율변동 없이 투자·일자리 확충에 '세제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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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법개정안 발표


정부가 28일 내놓은 세법 개정안은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췄다. 신산업 투자와 일자리 확충을 독려하는 세제지원 강화가 골자다. 역대 최저 수준 기준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앞선 조치들과 맥을 같이 한다. 별도의 세율 조정은 없었다.

정부 의도는 수출 부진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능력 약화, 내수 부진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활력 제고'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의 재정건전성 악화를 감안하면 세수확충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생산과 내수 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으로 인해 민간 부문 활력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대외 악재도 여전하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이어지는 데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겹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세제지원 강화를 1차적 해법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내용을 보면 기획재정부는 우선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신성장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손질했다.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차세대 소프트웨어(SW), 보안 등 신산업 기술 관련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제도를 전면 개편, 공제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신성장산업 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 투愍?경우 투자 금액 10%(중견기업 8%, 대기업 7%)를 세액공제 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고용한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세제지원책도 마련했다. 세제지원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 대상을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고,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액을 1인당 500만원씩 인상한다.

세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3대 세목의 세율조정 필요성도 제기됐으나, 큰 틀에서 손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칫 경기부양 노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세율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인세는 (인상하면) 추경 등 경제활력 제고 노력에 배치되고 대기업 실효세율이 오르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했다"며 "소득세는 최고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고, 부가세도 저소득층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세율체계 조정은 이번 개정안에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생안정도 이번 세제개편의 다른 한 축이다. 정부는 경제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했다.

대표적인 게 올해 일몰(폐지)될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적용기한을 2019년 말까지 연장한 것이다. 단 급여 7000만원 이상의 경우 공제한도가 축소된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적용시한은 연장하되 고소득층의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했다"고 귀띔했다.

일하는 저소득 가구가 지원받는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10% 수준 상향 조정된다. 경?유류세 환급 특례도 올해 말로 적용이 끝날 예정이었지만, 서민 유류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2018년 말까지 2년 연장된다.

학자금 원리금 상환액을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고, 월세 세액공제율을 2%포인트 인상하는 등 생활 밀착형 지원책들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대책도 눈에 띈다.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재활용폐자원 등 의제매입세액공제 등의 적용기한을 2년씩 연장한다.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등 출연에 대한 세액공제를 2019년 말까지 연장해 상생협력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이 근로자복지증진시설을 취득하면 취득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10%로 인상한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연간 3171억원의 세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GDP 대비 국가채무가 40%에 육박하는 등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세법개정은 세수 확충 측면에서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세법 개정의 세수효과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비과세 감면 확대나 일몰조항 연장 형태로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과감히 정비해 세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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