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상장 제약사 가운데 사실상 ‘막내’로 꼽힌다.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1950년대 전후로 문을 열었다.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사진)은 비교적 늦은 시기인 1987년 제약사를 설립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에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마데카솔(동국제약) 게보린(삼진제약) 등 소비자가 직접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사업을 하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20년 넘게 복제약(제네릭) 사업을 해온 이유다.
원조 의약품의 특허가 풀리면 100여개 가까운 제네릭이 시장에 나온다.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마진도 낮을 수밖에 없다. 강 사장은 복제약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04년부터 ‘신약보다 더 좋은 신약’으로 불리는 개량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량신약은 기존 의약품보다 효능을 키운 제품을 말한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0년 첫 개량신약 클란자CR정(소염진통제)을 선보인 뒤로 항혈전제 개량신약 실로스탄CR정을 잇따라 선보였다. 26일에는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티인CR정을 출시했다. 2년에 한 번꼴로 개량신약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날 서울 강남대로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아트홀에서 열린 ‘가스티인CR정 발매 기념식’에서 축사에 나선 강 사장은 “앞으로 매년 2개 이상 개량신약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가스티인CR정은 기존 제품보다 몸 안에서 약효가 지속하는 시간을 길게 늘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치료제는 하루 3번 먹어야 한다. 유나이티드제약의 가스티인은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부작용 위험도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 사장은 “7년 동안 많은 공을 들인 제품을 출시하게 돼서 감격스럽다”며 “복제약으로만 살아남기 어려운 제약 환경에서 개량 신약 개발이라는 혁신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관련 소화불량 치료제 시장은 연간 800억원 규모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내년께 단일 제품으로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강 사장은 “일본 중국 인도 대만 등 파트너사와 기술이전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개량신약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30% 이상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620억원과 영업이익 22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14.14%를 기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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