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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트라우마?…산은 "자회사 CEO, 외부 출신 기용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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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내부출신 선임…대우조선 부실규모만 키워
실무경험 두루 갖춘 외부·현장전문가 기용
대우건설부터 새 기준 적용
기존 선임계획 백지화…재공모로 32명 지원받아



[ 이태명 / 조수영 기자 ] 산업은행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자회사에서 추천한 내부 출신을 대부분 CEO로 선임했다면 앞으로는 외부 출신의 현장 전문가 위주로 기용하기로 했다.


10년 넘게 내부 출신을 CEO로 앉혔다가 막대한 부실을 키우고 은폐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새 CEO 선임 기준을 대우건설과 현대상선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CEO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공모하되 △외부 출신인 경우 교수·연구원 등 비전문가를 배제하며 △대형 건설사 경영진 출신 등 현장 전문가를 우대한다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이 같은 기준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2006년 산업은행 자회사가 된 뒤 줄곧 내부 출신이 CEO를 맡았다. 산업은敾?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내부 출신만 고집할 게 아니라 적임자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지분 매각 필요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런 이유로 지난달 말 내부 출신을 CEO로 선임하려던 대우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내·외부 재공모를 통해 32명의 지원자를 받았다. 재공모 결과 박영식 현 사장 등 대우건설 내부 출신 6명 외에 외부에서도 26명이 지원했다.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전 한국주택협회 회장),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 유민근 전 SH공사 사장, 최경렬 전 한솔건설 사장 등 중량급 외부 인사가 상당수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13일 최종 후보 두 명을 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새로운 자회사 CEO 선임 기준을 현대상선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현대상선에 대한 채권을 이달 22일께 출자전환한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은 산업은행 자회사가 되고 곧바로 새 CEO 선임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 새 CEO 공모도 외부 출신에 문호를 개방해 해운업계의 중량급 현장전문가를 뽑는다는 기준에 따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자회사 CEO를 선임할 때 내부 출신을 주로 앉혔다. 회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노조 협력을 끌어내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우건설, 대우조선 등이 대표적이다. 대우조선은 2000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줄곧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 정성립 현 사장 등 내부 蒐탔?CEO를 맡았다.

대우조선은 내부 출신이 연달아 CEO를 맡다 보니 경영 정상화 속도가 오히려 더뎌지고 자리다툼만 치열해지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게 산업은행 판단이다. 남 전 사장과 고 전 사장은 수조원의 부실을 키우고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를 최대한 빨리 정상화해 국민 혈세를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내·외부 가리지 않고 최고의 현장전문가를 CEO로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시류에 편승해 내부 출신을 역차별하는 것 또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명/조수영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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