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교 교통량 분산 위해 착공
시 예산 '찔끔'…공정률 30% 불과
완공시기 세번 미뤄 2021년으로
[ 강경민 기자 ]

서울시는 2010년 당시 한강 다리 중 28번째로 왕복 6차로, 길이 1.5㎞의 월드컵대교를 착공했다.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와 인근 고양시의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산대교의 교통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차량들은 대부분 성산대교를 통과한다. 하루 25만여대의 차량이 지나는 성산대교는 한강 다리 중 교통량이 가장 많다. 2013년 안전진단 결과 긴급 보수가 필요한 수준인 ‘C등급’을 받을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하다.
총 사업비 3550억원이 들어가는 월드컵대교의 완공 시점은 지난해 8월이었다. 예정대로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5년 동안 매년 700억원가량을 투입해야 했지만 서울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올초 기준 월드컵대교 공정률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복지 확대에 따른 열악한 재정 상황 탓에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고 털어놨다. 2011년 10월 취임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월드컵대교 건설을 시급하지 않은 사업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 배정이 미뤄지면서 월드컵대교 완공은 2015년 8월에서 2017년으로 늦춰졌다가 지난해 2020년으로 연기됐다. 서울시는 올해 인근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과 연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2021년 2월로 완공 시기를 또다시 늦췄다. 이마저도 제때 완공될지 불투명하다.
서울시가 올해 월드컵대교 건설에 배정한 예산은 260억원. 앞으로 매년 이 정도의 예산을 투입한다면 2030년이 지나야 건설 공사가 끝난다. 서울시가 “내년부터는 예산 배정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다시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월드컵대교 완공이 늦어지면서 인근 상암동 주민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6년째 교각 상부가 놓이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