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간 목성 궤도 돌며
기후·오로라 발생 등 연구
[ 박근태 기자 ] 바람둥이 남편 ‘주피터(로마의 최고신, 목성)’를 만나기 위해 28억㎞를 날아간 ‘주노(주피터의 아내, 미국 목성 탐사선)’의 4년11개월간의 길고 긴 여정이 마침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5일(한국시간) 무인 우주탐사선 주노가 목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발표했다. NASA 측은 “주노가 속도를 줄이기 위한 엔진 연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날 낮 12시53분 목성 궤도를 돌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주노는 2011년 8월5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지구 주변을 돌며 시속 3만8000㎞까지 속도를 높인 주노는 4년10개월 만인 지난달 24일 목성의 전자기장권에 진입했다. 목성까지 날아간 거리만 28억㎞에 달한다.
목성 궤도 진입은 이날 오전 10시16분 주노가 태양 쪽으로 동체를 뒤집으면서 시작했다. 낮 12시18분에는 엔진을 가동해 속도를 초속 10㎞에서 0.5㎞로 감속하며 궤도에 안착했다. 그리고 35분 뒤 목성 궤도 안착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어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공대 NASA 제트추진연구소 관제센터에선 “웰컴 투 주피터(목성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소리와 함께 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주노가 목성으로 여행을 떠난 지 1796일 만이다.
주노에는 목성 대기 상태를 생생히 촬영할 컬러 카메라와 목성의 오로라 현상을 촬영할 자외선·적외선 카메라, 산소와 수분 함량을 측정할 계측장치, 중력과 자기장 측정 장비가 실려 있다. 주노는 2018년 2월까지 20개월간 37개의 목성 주변 궤도를 돌며 목성의 형성 과정과 기후, 북극지방에서 발견되는 오로라 발생의 비밀을 풀 예정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노가 보내온 정보를 토대로 대부분 가스로 구성된 목성의 내부 구조, 대기상태를 알면 가스형 행성의 생성 원인과 태양계 진화 과정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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