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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방위산업'…글로벌 호황 구경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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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리 오명 ● 오락가락 정책 ● 과도한 원가 규제

세계 무기거래 11% 늘 때 한국 수출 3.4% 감소



[ 송종현 기자 ] 세계 방위산업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국 방산은 수출과 내수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 후폭풍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된 탓이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방산정책과 지나친 납품가 규제도 한국 방산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3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한국 방산업계의 지난해 수출은 34억9000만달러로 전년(36억1200만달러)보다 3.4% 감소했다. 2015년 세계 무기 거래 규모가 65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IHS에 따르면 작년 세계 무기 거래 규모 증가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부국들이 국방 강화를 위해 무기 수입을 크게 늘려 글로벌 시장 호황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국 방산 수출은 2011년 이후 상승곡선을 이어왔다. 2011~2014년 방산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11.6%를 기록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수출은 급격히 위축됐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정권마다 바뀌는 방산정책과 과도한 원가 규제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마당에 방산비리 수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평판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계 전망이 어두워지자 대기업은 속속 손을 떼고 있다. 삼성이 작년 7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한화탈레스)를, 두산은 지난 5월 두산DST(한화디펜스)를 한화에 매각했다.

노대래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방위사업청장)는 “방산은 첨단기술이 응집된 수출 산업”이라며 “정부가 일관성 있게 방산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과도한 규제를 풀어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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