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g.hankyung.com/photo/201606/2016063079991_AA.11930517.1.jpg)
학문적으로 미래를 연구하려는 움직임은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시작됐다. 미국의 랜드연구소나 SRI연구소 등에서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기법 등 각종 연구방법론이 등장했다. 1950년대 이후엔 미래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나온다. 대표적인 학자가 허만 칸 박사다. 군사전략가인 그는 1967년에 2000년의 미래를 묘사한 《서기 2000년》을 내놓으면서 유명해졌다. 칸은 2000년에는 인간 수명이 150세를 넘고 실험실에서 동식물을 제조할 수 있으며 혹성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대니얼 벨은 1960년에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집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제3의 물결》로 미래학의 한 획을 그은 학자는 앨빈 토플러다. 그는 기계수리와 용접공으로 5년간 일했고 신문기자로 포천과 플레이보이지에 글을 쓰기도 했다. IBM과 제록스, AT&T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사회과학적 방법보다 직관적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토플러에 이어 《메가트렌드》(1980)의 존 나이스비트, 《강대국의 흥망》(1989)의 폴 케네디, 《노동의 종말》을 쓴 제러미 리프킨 등도 분석에 기반을 둔 미래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토플러가 87세로 영면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가 산업 현장을 보고 미래를 예측한 인사이트들은 시대를 이끌었다. 그가 예언한 유전자 복제나 PC, 프로슈머의 출현, 재택근무 등 모든 게 현실화하고 있다. 시대적 예언자임에 틀림없다. 토플러는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한국에 소개됐다. 자주 다녀가기도 했다. 인구종말론이 횡행하고 4차 산업혁명이 예고되는 시대다. 그의 한 수 지도가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