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분뇨 냄새나던 마을, 돈 냄새나는 마을로…
시골 소매곡리의 변신
가축분뇨로 전기·가스 생산
남아도는 에너지 판매해 주민들 연 1억5000만원 수익
제2의 독일 윤데마을로 만들자
박 대통령 "관광명소로 조성…글로벌 친환경시장 적극 진출을"
[ 송종현 / 장진모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역에 맞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도 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2년6개월이 지난 30일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구상을 밝힌 친환경에너지타운을 방문했다. SK E&S 등이 사업시행을 맡은 강원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이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 19개 친환경에너지타운 중 가장 이른 작년 12월 준공했다. 이날 박 대통령 방문 행사엔 최문순 강원지사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냄새나던 마을이 친환경타운으로
소매곡리는 1998년 이후 ‘냄새나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썼다. 홍천군이 이 무렵부터 이곳에 하수처리장과 가축분뇨처리장을 집중적으로 설치했기 때문이다.
“마을에서는 물론이고 마을 옆 고속도로를 지날 때도 분뇨처리장과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냄새가 날 정도였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악취가 계속되자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다.
소매곡리의 변신은 1년여 만에 이뤄졌다. 작년 10월부터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를 도시가스로 정제하는 설비, 퇴비와 액비(물거름)로 바꾸는 설비, 태양광 발전설비 등이 설치됐다.
○바이오가스 등으로 수익 창출
주거환경만 개선된 게 아니다. 마을 주민은 가축분뇨 등을 원료로 생산한 바이오가스(메탄), 퇴비 및 액비, 전기 등을 판매해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하루 80㎥와 20㎥ 규모의 가축분뇨 및 음식물 쓰레기를 원료로 연간 76만6500㎥의 도시가스를 생산해 소매곡리 주민이 약 5%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강원도시가스에 판매한다. 정부는 소매곡리 주민들이 이를 통해 연간 4200만원의 가스사용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퇴·액비 생산(연 5200만원), 태양광 및 소수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 판매(연 9600만원) 등으로 주민들은 연간 총 1억4800만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소매곡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민들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명예주민증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사업 관계자들에게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은)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종합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관광 명소화를 통한 전국적인 확산과 세계 시장 진출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마을 진입로 숲길 조성 및 1500㎡ 규모의 야생화 단지 개발 등을 추가로 추진해 이곳을 제2의 윤데마을(가축분뇨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독일의 바이오 에너지마을)로 가꿀 계획이다. 윤데마을은 연간 약 7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일의 관광명소다.
○신에너지 사업에 드라이브 거는 SK
사업시행을 맡은 SK E&S가 이 사업을 통해 내는 수익은 없다. 하지만 SK는 이 마을을 모델로 삼아 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신에너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SK 계열사 중에선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SK E&S와 SK D&D가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는 우선 정부가 중국 및 이란 정부와 협력해 추진하는 해당 국가 내 친환경에너지타운 개발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신에너지 관련 주요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은 “SK는 올해 초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신산업추진단을 구성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포함한 다양한 신에너지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장진모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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