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규환 대한변리사회장
[ 김인선 기자 ] “아무리 좋은 발명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변리사가 특허 등록을 잘못하면 무용지물이 되지요. 대한변리사회가 ‘무늬만 변리사’인 변호사들의 업계 진입을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오규환 신임 대한변리사회장(56·변리사시험 30회·사진)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3일 제39대 대한변리사회 회장 선거에서 97.1% 찬성으로 당선됐다. 취임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하루를 48시간처럼 쓰고 있다고 했다. 발등의 불이란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개정안에 따라 변리사로 등록한 변호사는 의무적으로 실무수습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변리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변리사회는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포함된 각종 실무 면제제도가 전문성 강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대한변협은 실무수습 기간을 더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법무부까지 가세했다. 법무부가 대한변협의 의견처럼 실무수습 절차와 과정을 간소화 瞞?한다고 주장해 이 안이 국무조정실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변리사회는 실무수습 주관기관이 기존 ‘변리사회’에서 ‘특허청이 지정하는 기관’으로 바뀐 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 회장은 “정부부처 간 합의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대한변협은 자체적으로 변리사 실무수습 교육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변리사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대한변협이 자체 교육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변리사회는 특허청이 입법예고한 개정안과 정부부처 간 최종합의안 내용이 크게 달라진 만큼 특허청이 재입법예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실무수습 교육기간이 기존 12개월에서 7개월로 줄어들었고, 앞서 언급했듯 교육 주관기관도 달라졌다”며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입법예고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 변경돼 다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재입법예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후배들과 합심해 변리사회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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