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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에 당황한 국내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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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당황스럽지만 일단은 내부 위기 상황 대응 매뉴얼대로 움직일 예정입니다.” (시중은행 전략기획 담당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공식화하면서 국내 은행들도 분주해졌습니다. 상당수 은행이 브렉시트를 예상하지 않았거든요. 물론 브렉시트를 가정한 위기 상황 점검은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단기간에 외화 유출이 급속도로 이뤄지더라도 앞으로 최소 수개월에서, 최대 1년 가량은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은행들은 설명합니다.

미국 달러화가 대부분인 외화 예금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오를 걸 감안해 오히려 예금자들이 외화 예금을 더 지키려는 속성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영국계 금융회사와 거래 관계나 영국 파운드화 자산도 그리 많지 않고요.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죠. 단순히 브렉시트라는 1차 충격이 아닌 파급되는 2차 충격까지 고려해야 하거든요. 브렉시트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이 발행한 해외 채권에 투자한 영국계나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습니다. 브렉시트가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국내 기업들도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 기업들과 거래하는 은행들 역시 부담을 안게 됩니다.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업 부실이 발생하게 되면 충映?부담 등으로 인해 은행들의 수익성도 악영향을 입게 되죠. 이 때문에 각 은행의 외환, 여신, 자산관리, 리스크 관리, 전략 담당 부서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잇따라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은행들은 당장 은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도 고객들의 불안감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발 빠르게 본점 차원에서 화상 교육 등으로 영업점 직원들에게 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응대 방법을 전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랍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은 즉각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투자상품을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 장문 메시지나 이슈 보고서 발송을 준비했습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서도 영업점 문의가 많아지자 신한은행은 “글로벌 증시에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반영돼 단기 조정 후 완만한 회복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은행은 좀 더 현실적으로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고객들에게 투자한 상품별로 영국계 기업이 포함됐는지, 투자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해 사전 안내했습니다.

브렉시트가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당장은 누구도 정확하게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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