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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틀대는 사이…조선시장 재탈환 나선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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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등에 업고 수주량 늘린 일본 "점유율 30% 회복 목표"

"설계·운영 등에 IoT 활용…생산성·효율성 향상"
한국이 독점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도 진출
"한국의 조선업 지원은 시장 왜곡할 수 있다" 공세



[ 도병욱 기자 ]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뺏긴 조선산업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나섰다. 한동안 10% 수준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한국 조선산업이 지지부진한 구조조정 때문에 주춤하고 있는 사이 일본이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조선업계와 일본 가이지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내 자문기관인 해사혁신위원회는 최근 일본 조선 시장점유율을 2025년까지 3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설계·생산·운영 분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세부계획도 마련했다. 한국 조선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도 작성했다.

일본은 2003년 수주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한국에 넘겨줬고, 이듬해인 2004년부터는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 적이 없었다. 이후 한동안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10%대에 머물렀다.

분위기는 2014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엔저(低)를 등에 업고 수주량을 꾸준하게 늘리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자국 발주도 일본 조선사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엔 시장점유율이 27.5%까지 높아졌다. 1위 중국(30.3%) 및 2위 한국(30.1%)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빅3’ 조선사들이 나란히 조(兆)단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위기에 빠진 틈을 타 일부 물량을 따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중국과 달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조선시장 상황이 뒷받침되면 점유율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며 “한국 조선업계가 구조조정 때문에 위축된 사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조선업계는 대우조선에 대한 채권단 지원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무라야마 시게루 일본 조선공업회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생산성이 낮은 조선사 퇴출을 촉진하는 등 시장 원리에 기반한 형태로 가고 있다”며 “반면 한국에서는 여러 지원책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공정한 경쟁 조건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조선소 규모가 크고 고용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국가적 지원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시장 원리를 왜곡하려 한다면 문제가 있다”며 “올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전문위원회(WP6)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작년 11월과 지난 5월 WP6 회의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5월 회의 때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단일 시장인 조선산업에 공적 기관이 지원하는 경우 시장 왜곡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일본이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이유를 묻는 수준이었지만 오는 11월 회의에서는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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