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타이어 2년간 유예기간으로 당장 영향 없을 듯
영국과 새로운 FTA 타결시 무관세 효과 기대
[ 김정훈/안혜원 기자 ] 23일 오후 3시(한국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투표가 시작되면서 영국과 교역을 해온 우리 기업들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최근 유럽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브렉시트 이후 유럽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들은 유럽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정책 변화는 물론 심리적 위축에 따라 자동차 수요 둔화의 여파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럽 내에서 8위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체코공장과 러시아공장을, 기아차는 슬로바키아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유럽 지역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8% 증가한 8만2730대를 판매했다. 이는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133만599대)의 6.3%에 달하는 수치로 글로벌 브랜드인 GM(제너럴모터스), BMW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 시장에 대한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현재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영국에 무관세 수출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별도의 FTA나 관세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이전처럼 10%의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5월까지 영국에서 7만8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약 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유럽 판매(40만2000대)의 약 20%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유럽 판매 물량 85만대 중 영국에서 약 17만여대를 팔았다.
쌍용자동차도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티볼리를 팔고 있으며 브렉시스 여부에 따라 수출 물량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2만2000여대를 팔았으며 영국에는 6000여대를 수출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영국 수출 물량이 없어 브렉시트 영향권에서 제외됐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2년간 유예기간 중 영국과 새로운 FTA를 체결해 관세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만일 브렉시트가 결정이 나더라도 2년간의 유예시간이 있어 한국차는 당장 유럽 수출에서 우려할 만한 사항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금융시장 여파로 소비심리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EU 탈퇴 유예기간에 영국과 새로운 무역 협상을 맺으면 관세 효과 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도 브렉시트 가결시 유럽 지역 무역에 대한 변화가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2년 내 영국과 협정을 새로 맺지 못 玖?타이어는 4.5% 관세를 내야 한다.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주요 타이어 업체들의 유럽 수출은 전체 수출의 30%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유럽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은 만큼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유럽 공략의 거점인 헝가리 공장을 완공하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유럽 시장 점유율은 8%가까이 끌어올렸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장기적으로 유럽 지역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수요가 줄 수 있어 관망하는 중"이라며 "2년간 유예기간 이후 생길 수 있는 정책 변화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훈/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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