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메디톡스 등 깜짝 실적
가격경쟁·해외진출 규제 심화
보톡스주 옥석 가리기 필요
[ 고은이 기자 ] ‘K뷰티’ 바람을 타고 미용 시술 관련 바이오업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바이오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바이오주 사이에서도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과 필러(피부 볼륨감을 채워주는 주사제) 업체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가격 경쟁이 시작되고 해외 진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보톡스주’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휴젤은 전날보다 1.27% 오른 33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보톡스와 필러를 생산하는 이 기업은 지난 4월 이후 36.32%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공모가(15만원)보다는 2배 넘게 올랐다. 다른 보톡스 전문기업인 메디톡스는 이날 1.24%, 지난달 저점(5월2일) 대비로는 20% 넘게 상승했다. LG생명과학은 지난 석 달간 30% 넘게 올랐다.
최근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휴젤은 지난 1분기 매출 22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디톡스 역시 1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뷰티 업체 대부분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냈다”며 “보톡스와 필러는 수출을 시작하는 단계로 장기 성장성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휴젤이 중국에서 보톡스 제품인 보툴렉스의 임상 3상시험 승인을 받고, 메디톡스가 하고 있는 이노톡스의 미국 임상시험에서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바이오뷰티 시장은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보톡스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36억달러.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연평균 9.2%씩 성장해 2020년 56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러 시장도 25억달러에서 2020년 35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특화 제품 없이는 시장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아 관련주 중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필러는 진입장벽이 낮아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업체들이 단순히 제품 차별화뿐만 아니라 가격 할인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병원들이 보통 필러와 보톡스를 한꺼번에 구매하는 경향을 고려했을 때 보톡스 없이 필러 제품만을 갖고 있는 업체는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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