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추가지원 요구에 난색
[ 안대규 기자 ]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피하려면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고 판단, 추가 자구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에 대해 실사한 결과 부족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5000억~6000억원가량의 현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 지난 3월 컨설팅한 결과와 비슷하게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진해운이 살아나려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올해 4000억원, 내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올해보다 2017년과 2018년 유동성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족자금을 메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자본잠식률이 30%를 넘어 관리종목에 편입되지 않으려면 대주주 감자가 불가피한 상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성공하면 대주주 감자 후 출자전환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협상대상이 대 觀?선박펀드인 것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은 그러나 “올해 고가 용선료 대상인 선박 6~7척이 반선되면 용선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 측은 채권단의 추가 지원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미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그동안 관련해서 월급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재를 출연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4월 한진해운과 동반부실을 우려해 이를 절연하자는 차원에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것”이라며 “채권단이 또 자구안을 요구하면 대한항공도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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