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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세 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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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영자 이사장 등기임원 해임 '초강수' 두나
(2) 호텔롯데 29일 상장 일정 늦춰야 하나
(3) 마트 '살균제'·홈쇼핑 '영업정지' 해법은



[ 강진규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불거진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는 확고한 우위를 점했지만 이번엔 누나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이 터졌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신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호텔롯데 상장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국면 전환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조만간 신 이사장의 등기임원 해임 등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투명경영 원칙, 누나에게도 적용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를 비롯해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롯데리아, 롯데재단 등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위법행위가 드러나 법적 처벌이 불가피해지면 등기임원을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가족(소유)·경영 분리 원칙 등을 여러 번 강조한 만큼 ‘누나’이기 때문에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제가 부회장, 회장으로 취임한 뒤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각 계열사 이사회에 막강한 권한을 줬다”며 “이사회가 저를 해임, 해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번 안건에서도 자체 조사를 통해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이전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신 이사장의 등기임원 해임을 서두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결과를 뛰어넘어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후계자를 자임하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을 신 회장이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소유·경영 분리 원칙’ 때문”이라며 “신 이사장 건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호텔롯데 상장 연기 불가피

신 이사장과 관련한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달 29일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6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해외 기업설명회(IR)가 취소돼 수요예측(15~16일), 청약(21~22일) 등 후속 절차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분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 중요한 변화에 대해??반드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이후 일정에 관해 협의해야 한다”며 “연휴가 끝난 뒤 해외 IR 일정 등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롯데가 연휴가 끝나는 7일 상장 연기 결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IR 일정을 대폭 줄이지 않는 한 29일 상장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롯데홈쇼핑도 ‘험난’

자체상표(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41명의 피해자를 낸 롯데마트와 재승인 과정에서 임직원 비리 혐의를 누락 신고해 오는 9월부터 6개월간 ‘프라임타임’(오전 8~11시, 오후 8~11시) 영업정지를 받은 롯데홈쇼핑도 신 회장의 고민거리다.

롯데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당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와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했지만 여론이 나빠지는 분위기다. 시민단체와 유족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던 롯데가 처벌을 앞두고 고개를 숙이는 등 연기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직접 나서서 사과와 피해방지 대책을 설명하는 등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롯데홈쇼핑은 영업정지로 피해를 보게 된 납품 협력사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조성하는 자체 기금뿐 아니라 신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롯데 사회공헌위원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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