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아널드앤드포터·태평양 vs 시들리 오스틴·KL파트너스 론스타
국제법 다양한 해석 여지 많아…변호사 변론 역량이 승패 좌우
[ 고윤상 기자 ] 한국 정부를 대리하는 임수현 태평양 변호사는 “큰돈(5조5000여억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어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론스타 ISD라는 거대한 전쟁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변호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한국 정부를 대리하고 있는 곳은 미국 로펌 아널드앤드포터와 한국의 법무법인 태평양이다. 아널드앤드포터는 변호사 800여명이 미국 유럽 등에서 일하는 국제중재전문 글로벌 로펌이다. 아널드앤드포터에서 국제중재팀을 이끄는 파올로 디 로사 변호사는 클린턴 정부에서 정부 자문으로 일하면서 쌓은 경험 덕에 정부에 대한 이해가 깊다. 같은 팀의 안톤 에이브러햄 웨어 변호사는 다국적 기업과 정부 간에 발생한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뤄 구술변론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태평양 국제중재팀을 이끌고 있는 김갑유 변호사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A) 상임위원 겸 감사위원장,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부원장 등을 맡고 있다. 국제중재센터의 중재인 경험도 풍부하다.
론스타를 대리하는 곳은 미국 로펌 시들리 오스틴과 한국의 법무법인 KL파트너스다. 시들리 오스틴은 2010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주미 대사관과 법률 자문계약을 맺었던 로펌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된 모양새다.
시들리 오스틴에서는 마린 칼슨 변호사가 전방에 나섰다. 그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등에서 중재인으로 잔뼈가 굵다. 그를 돕는 제임스 맨덴홀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서 법무 자문위원을 맡았다.
김범수 KL파트너스 변호사도 론스타를 대리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에서 론스타를 대리하다가 지난해 9월 세종을 나와 KL파트너스를 차렸다. 그는 지난해 7월 임기 3년인 ICC 국제중재법원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번 소송에서 정부 측을 대리하는 김갑유 변호사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국제중재 전문인 임성우 광장 변호사는 “국제중재 재판에선 국내법, 국제법, 국제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호사들의 역량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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