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국가 정상회의 참석
"부단히 접촉하다 보면 쿠바와 좋은 결과 있을 것"
[ 정태웅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해 양국 간 국교 정상화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4일 오후(한국시간 5일 새벽) 쿠바 아바나 혁명궁에서 열린 카리브국가연합(ACS) 정상회의에 참석해 알폰소 다비드 무네라 ACS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코스타리카 및 과테말라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윤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및 프랑스 국빈 방문 등 주요 일정 수행을 마치고 쿠바의 수도 아바나로 직행했다. 1995년 카리브 연안 국가들의 연합체로 출범한 ACS에는 쿠바 등 2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으며 한국은 옵서버(비회원 참관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윤 장관은 아바나의 한 호텔에서 열린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한·쿠바 관계 개선을 위해 조용하지만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방문 자체가 그런 것을 상징하는 것이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부단히 매진해 나가다 보면 서로 원하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 磯?rdquo;며 “접촉면을 넓혀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어떤 시점에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쿠바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에 쿠바 측 고위 인사와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쿠바와 한국 간 교류는 단절됐다. 쿠바는 이후 57년 동안 북한과 ‘형제국’으로 교류해왔다. 한국이 미수교국인 쿠바와 관계를 정상화하면 북한에 강력한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긴밀히 교류해온 이란과 우간다 등이 최근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의 국제사회 고립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54년 만에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나 중동에서 위험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기본 원칙”이라는 말을 이끌어냈다. 또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을 만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북한과 안보, 군사, 경찰 분야에서 협력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바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아바나를 다녀간 지 보름 만에 윤 장관의 쿠바 방문이 전격 성사됨에 따라 향후 한·쿠바 관계 정상화 여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아바나=외교부 공동취재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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