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구글 크롬에 1위 내줘
[ 추가영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웹 브라우저 시장의 왕좌에서 물러났다.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글로벌 PC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의 IE와 에지 점유율을 합한 비중(15.5%)이 지난달 처음으로 모질라 ‘파이어폭스’(15.6%)에 추월당했다. 압도적인 점유율(60.5%)을 기록한 구글 크롬, 모질라 파이어폭스에 이어 MS는 3위로 내려앉았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MS의 IE와 에지의 점유율은 45.9%에 그치며 구글 크롬에 1위를 내줬다. 지난해 12월까진 MS 웹브라우저가 전체 시장의 62.5%를 차지하며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같은 기간 구글 크롬의 점유율은 32.5%에 불과했다.
IE에 대한 기술 지원 중단이 직격탄
MS 웹 브라우저의 시장 지배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MS가 올초부터 웹브라우저 최신 버전인 IE 11을 제외한 이전 버전(IE 6~10)에 대한 기술 지원과 보안 업데이트를 중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IE 옛 버전 이용자는 MS에서 매달 제공하는 정기 업데이트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각종 보안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더라도 MS의 보안 패치를 제공받을 수 없어서다.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은 취약점을 노리는 ‘제로데이 공격’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IE 이용자들이 IE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MS 에지를 사용하는 대신 구글 크롬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결국 MS는 웹 브라우저의 점유율을 내주는 결과를 낳았다.
모바일 대응 늦어…PC시장까지 내줘
스마트폰에서 열어본 웹페이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하면 PC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연동되는 기능 등을 활용하기 위해 크롬을 PC에서도 내려받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크롬의 웹 브라우저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MS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OS에서 실기(失期)한 것이 웹 브라우저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IE는 1990년대 MS OS인 윈도가 설치된 PC에 기본 탑재됐기 때문에 빠르게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점유율이 96%까지 뛰며 독점 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MS는 현재 모바일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의 크롬과 애플의 사파리 등에 밀려 점유율이 2%도 안 된다.
위기 극복을 위해 MS는 지난해 ‘윈도10’을 출시하며 IE 대신 에지를 선보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에지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돼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새 웹브라우저인 에지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한 전략이 IE의 추락을 더 재촉한 셈이란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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