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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회계' 뒤늦게 시인하고 세금 2300억 돌려받는 대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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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대우조선의 '세금 횡재'

'분식회계 기업'에 세금 환급 논란

2013~2014년 흑자에서 적자로 재무제표 수정
이미 납부한 법인세 돌려받는 ‘경정 청구’ 가능
"대법판결 따른 것" vs "세법 바꿔 환급 말아야"



[ 이상열/이유정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3월 부실 회계처리를 시인하며 2013~2014년도의 재무제표를 수정 공시함에 따라 해당 연도에 납부했던 법인세 2340억원을 뒤늦게 돌려받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흑자로 발표했던 두 회계연도 실적을 적자로 바꾼 것이 법인세법상 세금 환급 요건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을 숨겨왔던 일종의 위법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세금 환급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현행 법인세법이 과연 적정한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세무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3년도와 2014년도에 각각 4409억원,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반영한 재무제표를 발표했다. 이에 근거해 두 회계연도에 법인세를 1291억원, 1049억원(현금흐름표상 법인세 납부액 기준)씩 납부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2015년 상반기 말 일시에 5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해 조선·회계업계에선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회계부실 인정 후 ‘세금 횡재’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올초 2015년 결산 감사 과정에서 부실 회계감사에 대한 ‘뒷북 고백’을 했고, 대우조선에 과거 손실을 반영한 재무제표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지난 3월25일 2013년도와 2014년도 재무제표를 수정해 공시했다. 당초 4409억원이었던 2013년 영업이익은 7784억원의 영업적자로, 4711억원이었던 2014년 영업이익은 7429억원의 영업손실로 각각 바꾼 것이다. 업계에서는 “재무제표 정정으로 대우조선이 분식회계 또는 심각한 회계처리 부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무제표 정정으로 대우조선은 뜻하지 않은 ‘횡재’를 얻게 됐다. 영업손실을 낼 경우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는데, ‘법인세법 제58조의3(사실과 다른 회계처리로 인한 경정에 따른 세액공제)’에 근거해 과거 내지 않아도 됐던 세금에 대해 ‘경정 청구(과다납부한 세액을 바로잡을 것을 요청하는 행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법인납세국 관계자는 “법인세법 58조의3은 업무착오 등은 물론이고 분식회계에도 적용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경정 청구를 해 관련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환급 적정성 논란

현행 법인세법상 경정 청구를 한 기업들은 세금을 당장 돌려받지는 않는다. 대신 해당 기업은 향후 5년간 법인세를 내야 할 경우 경정 청구한 세금으로 대신 납부할 수 있다. 그러고도 남는 세금이 있으면 5년 후 잔액을 환급받는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5년 뒤 2340억원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2015년 5조원이 넘는 대규모 이월결손금(세무상 적자)을 내서다. 세법에 따라 대우조선은 이 이월결손금을 2016년 이후 세금 산정 때 공제받을 수 있다. 때문에 5년간 5조원의 이익을 내지 않는 한 대우조선은 세금을 내지 않게 된다.

경정 청구 제도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정착됐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당시 다수의 분식회계 기업들이 구조조정되는 과정에서 과세당국에 세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당시 대법원이 분식회계 기업도 경정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를 놓고 과세당국과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 문제만 놓고 보면 분식회계로 내지 말았어야 할 세금을 낸 것이기 때문에 ‘실질과세 원칙’에서 경정 청구 후 세금을 돌려주는 것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며 “대신 분식회계는 자본시장법 등 다른 법률로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본시장법상 분식회계 관련 과징금이 최대 20억원으로 묶여있고 형사처벌도 5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세법에도 분식회계에 대한 징벌적 요소를 강화해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분식회계에 대한 법원 확정 판결이 나와 고의성이 입증되는 경우 등에는 경정 청구를 못하도록 하거나 법인세 환급액을 감액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상열/이유정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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