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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인수전, 중국 금융사간 '혈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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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보험 차이나라이프 이어
JD캐피탈 출격 채비
안방보험·푸싱그룹·핑안보험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
"생보사 미래 불투명하다"
국내 금융사들은 참여 꺼려



[ 정소람 기자 ]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ING생명 인수전이 중국 금융사 간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 보험회사인 차이나라이프(중국인수보험)가 인수전에 뛰어든 데 이어 JD캐피탈도 출격할 채비를 갖췄다. 이외에 안방보험 푸싱그룹 핑안보험 등이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국내 생보사들은 미온적인 모습이다.

JD캐피탈·차이나라이프 인수 ‘채비’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투자회사인 JD캐피탈은 이달 말로 예정된 ING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JD캐피탈은 최근 알리안츠생명 인수전에서 중국 안방보험에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JD캐피탈이 생명보험사가 아닌 투자회사여서 국내 금융사 지분을 인수하는 데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홍콩 생명보험사 인수 승인 작업이 가시화됐고 이 회사를 통해 ING생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JD캐피탈은 홍콩 생명보험사인 아지아스를 14억달러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해 체결했으며 이달 중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 인수전 때도 알리안츠 측이 아지아스의 승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거래 종결 요건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는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전략적 투자자(SI) 자격으로 인수에 뛰어들 수 있어 지난번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생명보험회사인 차이나라이프도 이번 인수전의 복병으로 손꼽힌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차이나라이프는 직원 수가 10만명에 달하는 국영기업이다. 최근 ING생명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로부터 투자안내서(IM)를 받아갔으며 한 외국계 증권사와 자문사 선정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이나라이프가 한국 금융권 매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회사의 자금력 등을 감안하면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안방보험과 핑안보험 푸싱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알리안츠 인수 당시 인수자문사였던 하나금융투자에 다시 자문을 맡겼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의 정상화와 영업 확대를 위해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한 만큼 무리하게 ING생명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핑안보험과 푸싱그룹은 내부 검토 단계로, 인수 의지가 다른 곳에 비해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사들 “생보사 미래 불안”

당초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국내 생보사들은 입찰에 불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교보생명과 KB생명 등 금융지주사들이 잠재 투자자로 평가됐지만, 업황 자체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높은 매각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매각자인 MBK파트너스는 지분 100%에 대한 매각 희망가로 3조~4조원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4)의 단계적 도입으로 보험업계의 자본 확충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어서 인수시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험업계는 2020년 IFRS4 2단계와 IFRS9(금융상품기준서) 도입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ING생명의 경우 그동안 매물로 나온 다른 생보사들에 비해 자본 확충 이슈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들은 부채가 많아진다”며 “ING생명은 이런 상품을 비교적 적게 팔아 다른 보험사들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유럽계 생보사들은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다가 최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중국계만 참여할 경우 MBK의 기대보다 흥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K는 예비입찰 이후 2개월 정도 실사 기간을 부여한 뒤 3분기 중 본입찰을 거쳐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MBK는 2013년 말 ING생명을 1조8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당해 영업이익은 253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407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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