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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신사' 필 미켈슨, 주식내부거래에 연루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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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 뉴욕 특파원) ‘필드의 신사’ 필 미켈슨이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로 약 100만달러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덜미가 잡혔다. 더구나 수사초기 자신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가 유죄를 인정한 뒤 간신히 형사처벌을 면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골프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3번이나 제패한 필 미켈슨은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도박사 중 한 명인 윌리엄 월터스와 미국 최대 유제품 생산업체 딘 푸드의 토머스 데이비스 전 회장과 함께 내부거래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FBI의 수사결과를 보면 2012년 7월 27일 미켈슨은 월터스로부터 전화로 딘 푸드 주식을 사라는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은 27일과 28일 휴대폰 문자를 교환하기도 했다. 미켈슨은 주말을 넘긴 뒤 30일 딘 푸드 주식 240만달러어치, 20만여주를 3개의 계좌로 나눠서 사들였다. 당시 증권계좌에 있던 주식총액은 25만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잔액의 약 10배를 한 종목에 ‘몰빵’한 것이다. 일주일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딘 푸드의 주가는 40% 급등했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데다 유기농 식품 부문 분사 계획까지 발표되면서다.

미켈슨은 곧바로 주식을 팔아서 93만1000달러의 차익을 챙겼다. 당시 미켈슨은 월터스에 빚을 진 상태였다.

윌터스가 내부정보를 건넨 사람은 당시 딘 푸드의 회장으로 있던 토머스 데이비스였다. 두 사람은 20년전 캘리포니아의 한 골프장에서 만난 뒤 자주 라운딩을 즐기면서 골프친구로 교분을 쌓았다. 하지만 2010년 데이비스가 돈에 쪼들리면서 내부정보를 월터스에 흘렸고, 월터스는 그 대가로 데이비스의 빚 수십만달러를 갚아주기도 했다. 월터스는 내부거래가 드러나지 않도록 데이비스에게 선불폰을 주고 회사 암호를 ‘댈러스 카우보이’로 정해 마치 스포츠경기에 베팅하는 것으로 위장했다.

FBI 수사초기 미켈슨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부인하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했다.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거둔 시세차익 93만달러와 불법이득을 취한 후 지금까지의 이자 10만달러 등 103만달러를 SEC에 반납하면서 형사처벌은 면했다. 월터스와 데이비스와 달리 범죄혐의에 따른 기소를 면한 것. 내부자거래로 4000만달러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발표된 월터스는 이날 무죄를 주장하면서 “법정에서 싸우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켈슨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주식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나, SEC가 의심하는 수상한 거래에서 차익을 얻고 싶어 하지 않다”며 차익 전액을 토해냈다.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골프선수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 미켈슨은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으나 KPMG를 비롯해 롤렉스, 바클레이스, 엑손모빌, 캘러웨이 등 후원사들은 그를 계속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FBI는 이?사건을 수사하면서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칸에 대해서도 내부거래 공모혐의를 뒀다. 지난 2011년 가정용 세제업체 클로락스 지분 9.1%를 확보한 아이칸이 인수까지 제안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 정보를 알고 있던 월터스와 미켈슨이 내부거래로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가 제기되면서 아이칸이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 수사결과 발표에는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아이칸도 기소되지 않았다. FBI는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이칸이 대상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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