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주사 5곳 17일 입국
18일 산업은행과 막판 협상
인하 대신 받게 될 주식 휴지조각 될까 우려 목소리
[ 안대규 / 이태명 기자 ] 그리스 다나오스 등 외국 선주 다섯 곳이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지원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를 두고 이들과 피말리는 막판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 대상자인 다나오스, 나비오스, CCC(캐피털십매니지먼트 계열), 조디악, 이스턴퍼시픽(EPS) 등 5개 컨테이너선주 관계자들은 17일 방한해 18일 서울 모처에서 산업은행 관계자를 만나기로 했다. 협상장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오지 않지만 외국 선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들은 용선료를 낮춰주면 현대상선이 확실히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산업은행으로부터 직접 듣기 위해 방한했다”며 “용선료를 낮춰주는 대가로 받게 되는 현대상선 주식과 주가 전망에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 선주들은 채권단 채무재조정 계획에 따라 용선료 인하분의 50%가량인 3600억원을 출자전환 주식으로 받게 된다. 이럴 경우 선주들은 현대상선 지분 20%를 갖게 된다. 채권단 계획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특수관계자는 7 대 1의 감자를 거쳐 대부분 지분이 사라지고 채권단이 6000억원가량의 출자전환으로 현대상선 지분 4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된다. 사채권자는 3500억원가량의 출자전환으로 지분 20%를 갖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외국 선주들은 현대상선이 상장폐지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출자전환으로 받게 될 지분 20%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통과되면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신속한 지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1565%에 달한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할 방침이다. 오는 8월까지 출자전환이 마무리되고 9월까지 재무구조도 개선될 경우 새로운 제3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편입도 가능해질 것으로 산업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16일까지 전체 22개 선주로부터 용선료 28.4%가량을 낮춰 3년6개월 동안 7200억원을 깎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5개 컨테이너선주들은 현대상선이 부담하는 용선료 가운데 70%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의 생사가 판가름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안대규/이태명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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