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6명에 30초씩 '맞춤형 덕담' 화기애애
정진석엔 "팔씨름 왕이시니"
김성식엔 "날개 다셨네요"
[ 장진모 기자 ]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간 회동은 격식을 ‘파괴’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별도 시작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여야 지도부 6명과 선 채로 일일이 악수하며 덕담을 나눴다. 1인당 30여초씩 덕담을 나눈 뒤 박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 여야 지도부와 기념촬영을 했다.
박 대통령은 분홍색 긴 재킷에 회색 바지를 입고 오후 2시56분 회의 장소로 들어왔다. 출입문 왼쪽에 20대 국회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 그 옆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섰으며 그다음에는 변재일·김광림·김성식 정책위원회 의장이 섰다.
박 대통령은 가장 먼저 우상호 원내대표와 악수한 뒤 “국회에서는 막 이렇게 싸우는데 실제로는 등단시인이라고, 맞죠?”라고 말을 건네자 우 원내대표는 “네, 연세대 국문과를 나왔습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도 이렇게 시적으로 하면 어떨까요. (정국이) 잘 풀리지 않을까요. (모두 웃음) 또 대변인만 여러 번 했다고 들었는데”라고 물었다. 우 원내대표는 “잘하진 못하는데 (박 대통령 웃음) 정직하게 하고 있습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셨다고요”라고 하자 정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 어깨가 무겁습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저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잖아요. 참 고되고 힘든 자리인데. 팔씨름도 왕이라고 (모두 웃음), 그리고 무술 유단자이고…. 어려움이 있어도 잘 버텨내리라 생각합니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또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세 번째 원내대표를 맡은 거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원대대표는 “삼수했습니다”고 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박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서 이런 정책을 풀어가는 데 거의 달인같이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며 “그동안 쌓은 경험도 맡고 경륜도 풍부하니까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데 많이 힘써주길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에게 “중진인데도 의욕적으로 활동한다고 얘기를 들었다”며 “갈무리라는 노래가 애창곡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변 의장이 “갈무리를 잘하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웃으며 “갈무리를 좀 잘해주기를 바랍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에게 “워낙 정책 전문가이니 정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그렇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저도 진돗개 좋아하거든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박 대통령은 이어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 의장에게 “정말 오랜만입니다. 상임위에서도 바로 옆자리에 앉았고 그때부터 워낙 일을 잘하는 의원으로 정평이 났는데 이제 정책위 의장을 맡아 날개를 달게 됐습니다”고 덕담을 건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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