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마린시티 부촌 부상
미국 스파·영국 패션 브랜드, 부산에 한국 첫 매장 내기도
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신제품 가장 먼저 출시
[ 김태현 기자 ]
의류와 신발, 술뿐만 아니라 미용 분야까지 기업들이 부산에서 국내 처음으로 매장을 내거나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부산에서 성공해야 전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부촌으로 떠오른 해운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중심으로 고소득 고객층이 탄탄한 데다 해운대해수욕장과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대형 행사를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부산이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보다 먼저 국내 1호점을 선보이는 대표적인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미국 뉴욕 홈스파 브랜드인 ‘블리스 스파’가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몰 3층에 국내 1호점을 열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얼굴과 몸, 손톱 등을 관리하는 블리스 스파의 오현주 매니저는 “이용객 반응이 좋아 직원을 추가 모집 중”이라며 “올가을에 경기 하남에 2호점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리스 스파는 피부전문가인 마샤 킬고어가 1996년 뉴욕 소호에서 첫선을 보인 스파 전문 브랜드로 우마 서먼과 케이트 허드슨 등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단골로 알려져 있다.
영국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인 ‘올 세인츠’도 2014년 8월 아시아 첫 매장인 1호점(사진)을 신세계 센텀시티점 4층에 냈다.
올 세인츠의 한 직원은 “부산상권은 부자들이 몰리고 아시아에서 가장 떠오르는 곳으로 분석돼 첫 매장을 냈는데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늘어 수도권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3월 이 백화점 6층에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나이키 키즈’ 매장도 매출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네파 키즈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체험형 단독 매장을 부산의 대표적 패션거리인 중구 광복동에 열고 키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입점한 신발 브랜드 ‘헬레나&크리스티’는 부산에서 인기를 끌자 수도권 대형 점포와 대전점, 대구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저도주인 ‘참이슬16.9’와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도 지난해 말 부산에서 처음 출시된 뒤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위스키업계도 저도주 ‘윈저 아이스(디아지오 코리아)’와 ‘네온(페르노리카코리아)’을 지난해 부산에서 처음 선보였다. 해운대 지역에서 급성장한 골든블루의 시장점유율을 저지해 부산시장을 탈환하겠다는 게 위스키업계의 전략이다.
부산이 이처럼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진양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홍보팀장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가 신흥 부촌으로 뜨면서 명품 구매력이 높은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수도권과 부산 인근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해운대 일대의 대형복합건물에 ‘세컨드 주택’을 마련하면서 해운대를 중심으로 전국을 선도하는 명품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연간 2000만명 이상이 찾는 해운대해수욕장의 국내외 관광객과 울산 창원 김해 양산 등 인근지역 주민이 탄탄한 원정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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