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튜브에 도전장
사용자가 동영상 제작·배포…'비디오 다이렉트' 서비스 시작
"주가 1000달러는 시간 문제"
왕성한 사업 확장
전자상거래·클라우드 등 디지털분야 경쟁업체 초토화
우주여행 시장까지 넘봐
[ 이심기 / 이호기 기자 ]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구글을 상대로 강한 선전포고를 날렸다. 구글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플랫폼 승부에 나선 것이다. 주가 1000달러에 도달하기 위한 자존심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구글까지 겨냥한 아마존
아마존은 10일(현지시간) ‘아마존 비디오 다이렉트’라는 동영상 공유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한 것과 같은 전략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영상 제작자가 동영상을 올리면 판매 혹은 대여 수익의 절반을 제공하고 상업광고도 실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초반 흥행을 위해 소규모 영화제작사를 끌어들여 인기몰이에 나서기로 했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그동안 전자상거래, 클 璨理?컴퓨팅, 비디오 스트리밍 등 디지털 관련 사업을 확장하면서 경쟁업체를 초토화했다.
CNN은 미국 최대 서점 체인인 반스&노블이 아마존의 ‘쇼룸’이 됐다며 매출 부진과 부채 급증, 현금보유액 급감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지난 1분기 ‘아마존 웹서비스(AWS)’ 매출은 25억6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64% 늘었고, 이익은 6억4000만달러로 210% 급증했다. 올해 연간 매출은 125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시너지리서치그룹은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이 31%로 2위 마이크로소프트(9%)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3, 4위인 IBM과 구글까지 합친 시장점유율도 22%에 불과하다.
아마존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사업을 앞세워 업계 1위인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다. 연회비 99달러의 프라임 회원이 TV시리즈와 영화 등을 공짜로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사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디오 다이렉트 서비스를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하며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회사에서 ‘멀티미디어 제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영상을 보러 온 사용자에게 각종 상품과 광고가 노출되면서 아마존의 수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10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구글도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서 그동안 쇼핑과 검색엔진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누리던 두 회사 간의 영역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칠 줄 모르는 베조스의 사업 욕심
아마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의 끊임없는 사업 확장 욕구도 주목받고 있다. 베조스는 2000년 9월 설립한 블루오리진을 통해 우주로켓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업체 테슬라 창업주인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우주여행 실현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블루오리진은 우주선 발사체를 다시 되돌아오게 하는 실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키며 로켓 재활용의 계기를 마련했다.
베조스는 또 2013년 개인 돈 2억5000만달러를 주고 인수한 워싱턴포스트(WP)를 디지털 미디어로 변신시키며 온라인 구독자 수에서 뉴욕타임스(NYT)를 제치는 성과를 냈다. 대대적인 정보기술(IT) 투자와 함께 ‘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소셜미디어에 대한 집중적 마케팅을 통해 WP의 지난해 12월 온라인 방문자를 7600만명으로 끌어올리며 NYT의 6800만명을 크게 앞섰다.
이날 신사업을 발표한 아마존 주가는 3.4% 오른 703달러로 마감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3330억달러로 늘었다. 투자리서치회사인 샌퍼드번스타인이 아마존의 12개월 목표주가를 1000달러로 제시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샌퍼드번스타인은 “아마존의 광범위한 사업 내용과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 이익이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이호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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