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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이언스지, 데이터스토리 경진대회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 활용
모임·참석자 수 등 정보 수집
요일·시간별 사회관계망 한눈에

화성 대기·멸종위기종 지도 등
과학계, 빅데이터 '시각화' 활발



[ 박근태 기자 ] 수천 명의 학생이 수업과 세미나를 열고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은 매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생활할까. 덴마크공대 대학원생인 울프 아슬라크는 코펜하겐대와 공동으로 대학생 500명의 하루 동안 사회관계망을 분석해 알기 쉽게 표현한 시각화(visualization)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1주일 중 24시간 동안 학생들이 만나는 모임이 열리는 시간, 참여자 수, 모임의 유사성을 분석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오전 9시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은 주로 월~금요일 오전과 오후에 열리는데, 참가자 규모가 9명 이상인 큰 모임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엔 오후에, 한 주가 끝나는 금요일엔 오전에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 중간인 수요일엔 오전과 오후 모두 15명 이상 모임이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단거리 통신인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모임을 열 때마다 참석자 수와 관계 정보를 수집했다. 모임과 참가자의 사회관계망은 맵 방정식을 활용해 분석했다. 여러 구성원과 요소로 구성된 복잡한 관계망에서 유사성을 찾아내는 劇?기술이다. 이 자료는 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공모한 데이터스토리 대회에서 학생부 우승을 차지했다.


◆복잡한 세계 표현하는 데이터 시각화

화성 탐사선이 수집한 화성 대기 정보부터 휴대폰에 설치한 앱(응용프로그램)이 수집한 사람의 행동 정보까지 숫자로 기록된 다양한 정보를 아름다운 그림과 동영상으로 바꾸는 시도가 크게 늘고 있다.

사이언스도 올해부터 각종 통계 및 과학 연구 사이트가 공유한 오픈 데이터를 활용해 90초 이내 분량의 영상물로 제작한 우수 작품을 뽑는 데이터스토리 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각국의 과학자와 데이터 과학자가 참여해 24개 작품이 본선에 진출했다.

데이터 분석가인 알제이 앤드루 인포위트러스트 설립자 겸 대표는 픽토그램(사물, 행태 등을 대중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나타낸 그림 문자)으로 아프리카에 사는 멸종위기종 동물의 실상을 알기 쉽게 나타낸 작품으로 전문가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앤드루 대표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내는 멸종위기종 자료를 토대로 아프리카 멸종 위기 동물 현황을 표현했다. IUCN은 멸종 위기 단계에 따라 위급, 위기, 취약, 취약 근접, 주시할 필요 등의 단계로 나누고 있다. 하지만 어떤 종이 어떤 위협에 처했는지 쉽게 알기 힘들었다. 앤드루 대표는 멸종 위협 단계별로 동물 모양을 형상화한 픽토그램 색상을 표현했다. 또 개체 수가 줄어드는 동물과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동물을 분리해 나타냈다. 사이언스는 이런 시각화 정보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성에서 사라지는 대기 입자도 표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가장 방대한 우주 관측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NASA는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우주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시각화 정보를 대중에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미술을 전공한 디자이너가 이런 정보를 다루지만 미국에서는 과학을 전공한 데이터 과학자와 시각 디자이너들이 함께 시청각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NASA가 제출한 화성 대기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한 영상이 기업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NASA는 화성이 오늘날 차갑고 황량한 불모지로 변하게 된 원인을 찾고 있다. 화성 대기는 평균 기압이 지구의 0.6%에 불과할 정도로 희박하다. 2014년 9월 화성 대기에 진입한 탐사선 메이븐(MAVEN)은 시속 160만㎞ 이상 속도로 화성을 쓸고 지나가는 태양풍이 화성 대기를 구성하는 기체 이온을 상층부로 끌어올리면서 결국 대기가 소실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연구진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빠른 입자들과 화성 표면에 형성되는 대기 중 기체 입자들이 충돌하면서 우주로 쓸려나가는 모습을 생생히 그려냈다. 입자의 움직임은 실제 대기 관측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컴퓨터로 추정한 결과다. NASA가 제출한 이 영상은 일반인이 투표로 선택한 최우수 작품에도 뽑혔다.

이 밖에 미국해양대기청(NOAA) 연구진이 세계 평균 기온을 연도별로 롤러코스터의 높이에 비유해 비정상적인 기후변화를 경고한 작품이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다. 천문학자와 복잡계 연구자들이 2만4000개에 이르는 천문 자료를 활용해 우주 구조를 분석한 코스믹 웹(cosmic web)도 눈길을 끌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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