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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오른 철강가격…제철사 '화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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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중국 구조조정…생산량 줄여
가격 추가 상승은 미지수



[ 도병욱 기자 ]
철강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철강제품 가격 하락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열연강판과 철근 등 주요 철강제품 가격은 오름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 제품 가격 오른다

국내 철강사와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t당 58만5000원으로 합의했다. 1분기와 비교해 t당 6만원 인상됐다. 건설사들은 t당 3만5000원 인하할 것을 요구했지만, 결국 철강업계가 원하는 대로 가격이 책정됐다.

철근 기준가격이 오른 것은 2014년 1분기 철강사와 건설사의 분기 단위 가격 협상 이후 처음이다. 철근 기준가격은 2014년 1분기 t당 72만5000원이었지만, 이후 줄곧 하락했다. 올 1분기에는 t당 52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약 27.5% 가격이 내렸다.

열연강?쇳물로 만든 철 덩어리인 슬래브를 가열한 뒤 눌러 만든 강판) 가격도 오르고 있다. 국제 열연강판 가격은 작년 12월 t당 265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t당 473달러까지 올랐다.

국제 가격이 오르자 주요 철강사들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t당 3만~5만원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달에도 추가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4~5월 출하분 열연강판 가격을 t당 3만원 올렸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은 H형강 공급가격을 올 들어 총 t당 8만원 인상했다. 지난달에만 t당 3만원 올랐다.

철강사들은 2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던 포스코는 1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됐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659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보다는 9.8% 감소했지만, 당초 증권업계 예상치(약 5500억원)보다는 2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1분기 매출 3조7438억원, 영업이익 26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0.2%, 20.8% 줄어든 규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1분기에 철강제품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은 뛰었는데, 철근을 비롯한 일부 제품 가격은 미처 인상하지 못해 실적이 악화됐다”며 “2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훈풍 언제까지…

철강제품 가격이 오른 데는 중국 정부가 철강사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는 철강 생산량을 2020년까지 1억~1억5000만t 감축하겠다고 올해 초 발표했다.

철강설비를 줄여 공급과잉 현상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그동안 철강제품 공급과잉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작년에 공급과잉 물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철강생산 중심지인 탕산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원예박람회에 앞서 철강업체들의 가동을 전면 중지시킨 것도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반면 중국의 철강제품 수요는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철강제품 구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창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 역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가격은 원가가 완전히 무시된 가격”이라며 “중국 국가정책에 따라 공급 측면이 조정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감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국제회의체에서는 구조조정 관련 공동성명문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실제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세계원예박람회 이후 중국 철강사의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 상승 분위기에 안주하기보다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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