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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의 늦어도 너무 늦은 '면피용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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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의 늦어도 너무 늦은 '면피용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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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 전설리 생활경제부 기자

아수라장 된 사과 현장
사프달 대표 "책임 통감…포괄적 보상방안 내놓겠다"

피해자들 울분 토해
"논의 후 연락준다고 했는데…5년간 아무 소식도 없었다"



[ 전설리 기자 ]
“가습기 살균제로 아내를 잃었다. 2011년 옥시에 전화했다. 논의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으나 5년간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최윤수 씨)

“성준이(14)를 데리고 몇 번을 회사에 찾아갔는데 만나주지 않았다. 세 시간씩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성준 군 어머니 권미애 씨)

수많은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2일 기자간담회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가족을 어이없이 떠나보내고도 오랜 기간 사과 한마디 제대로 받지 못한 유가족은 분노와 울분을 토해냈다. 피해자와 가족들의 눈물과 성토 속에 간담회는 종종 끊겼고,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옥시레킷벤키저와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는 자사 제품 때문에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지난 5년간 한 번도 공식 사과하지 않았다. 언론 취재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그제야 ‘면피용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5년간 구상했다는 보상안이 전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프달 대표가 이날 내놓은 보상안은 정부가 진행한 1·2차 피해조사(2013~2015년)에서 1등급(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과 2등급(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능성 높음) 판정을 받은 사람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유해성을 알고 팔았는지, 제품 관련 연구 결과를 조작했는지, 책임을 축소하려고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는지 등의 질문엔 모두 부인하거나 즉답을 피했다. “잘못된 행동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면 회사 강령에 따라 즉각 시정 조처할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분노한 피해자 가족은 2~3년 근무하다 떠나는 한국법인 대표가 아니라 영국 본사 측과 얘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거칠게 항의했다.

레킷벤키저는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더 건강한 삶과 더 행복한 가정을 위한 혁신적 솔루션 제공’이라고 자사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연단에 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최승운 대표는 “악덕 기업을 영원히 퇴출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아이가 만 한 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간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끝내 사망했다.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서서히 아이를 죽였다”며 눈물을 흘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은 이날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라케시 카푸어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 8명 전원을 살인 및 살인교사,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전설리 생활경제부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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