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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이식으로 새 삶 찾은 환자들의 특별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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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_폐이식_환우회_산행.JPG"

지난 23일 대전 계족산에 백효채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장에게 폐이식 수술을 받고 전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환자 29명과 환자 가족 30명이 모였다. ‘폐이식인과 산행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2회를 맞는 행사에는 백 교수와 박무석 호흡기내과 교수, 장기이식코디네이터와 간호사 등 의료진 9명도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계족산 황토길 산책로를 2㎞ 정도 걸었다. 이식 수술전에는 계단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숨을 쉬는 데 어려움을 겪던 환자들이다. 폐 이식으로 새 삶을 찾은 이들은 가족과 함께 웃으며 황토길을 밟았다.

1년 4개월 전 폐이식 수술을 받은 김상태 환우(42)는 “폐이식 후 4개월 만에 속리산에 오르고 6개월 만에 국내서 제일 높은 한라산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며 “요즘은 일상에 자신감이 넘치고 어떤 일을 해도 날아갈 것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새로운 삶을 받았으니 질병으로 고통 받는 다른 이들에게 나눔을 펼치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폐이식 수술을 받은지 5년 넘은 이정화 환우(39)도 가족과 같이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건강한 사람은 숨을 쉴 수 있는 자유로움에 대해 행복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큰 고통을 겪어 봤기에 편히 숨을 쉰다는 것이 이렇게 대단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행을 마친 환우와 가족들은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후 더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행사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서만 313건의 폐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백 교수팀은 이중 50%가 넘는 157건의 수술을 했다. 최근 2년 간 수술 후 1개월 이내 사망률이 5%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백 교수는 “폐 이식을 하면 정상 생활을 살 수 있지만 아직 폐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몰라 고통 받는 환우와 가족들이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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