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호/서기열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4일 우리은행 등 국내 7개 은행의 신용등급 또는 신용등급 전망을 한꺼번에 낮췄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과 취약업종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무디스는 이날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A1’에서 ‘A2’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발표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란 것은 앞으로 1년~1년6개월 사이에 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KEB하나은행, 경남은행, 신한은행 5곳은 기존 등급을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전북은행은 등급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한국 은행들이 올해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과 대기업 구조조정 때문이다. 무디스는 국내 조선, 해운, 건설, 철강 대기업들이 글로벌 생산능력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51% 지분 매각을 계획 중인 만큼 자본확충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이번 등급 조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매각이 이뤄지면 매각 대상에 따라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전북은행은 자산 부실화 위험 상승에 비해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재무안정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태호/서기열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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